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10차 WCC부산대회가 막을 내렸다. 이 대회에 대한 신학적 평가는 뒤로 미루고서라도 우선 이 대회 이후의 한국교회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는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WCC가 가진 문제점들은 우리가 익히 아는 것이지만 그들의 회원과 동조자들로 인해 대회는 마쳤다. 이것이 '그들의 잔치'로 치부하면 되겠지만 여기에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따르고 있다.본 총회를 비롯한 보수교회들은 WCC총회 반대운동을 전개하였으나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채 대회는 끝났다.우리는 한국 교회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이 문제를 탐색하여야 한다.
첫째, 각자의 정체성을 확립하라
이번 WCC부산대회를 통하여 한국 교회 각 교단의 정체성이 확인되었다. 예장 합동을 비롯한 보수교단과 예장 통합을 비롯한 진보 교단으로 각자의 색깔이 나타났다.이러한 자기 정체성의 표출을 통해 각자가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깊이 음미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즉, 자기 정체성 확립에 노력하자는 것이다.우리 총회의 경우, 개혁주의 보수신학의 파수를 강조하고 WCC반대에 앞장 섰다. 이제 이것을 더 연구하고 탐색하여 우리의 신학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 자유주의와 혼합주의를 배제하고 성경 중심의 개혁주의 신앙을 굳건히 하고 이를 확산시켜야 한다.한국 기독교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세속화이다. 이것은 가치관의 혼돈이며 교회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우리는 여기에 대한 극복이 있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길은 성경이 가르치는 기본 신앙에의 환원이다.우리 총회는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우리의 신학적 입장을 확고히 하고 이것을 지켜 나가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WCC대회를 통해 조성된 신학적 관심을 극대화시키고 이것을 유지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둘째, 화해의 계기를 마련하자
WCC부산대회로 인하여 한국교회는 보수와 진보, WCC와 반WCC로 양분화되었다. 그 골이 깊어 하루아침에 봉합되기 어려운 실정이다.그럼에도 이것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교회의 화해의 방향이 제시되어야 하는데, 이 일을 위해 교회 지도자들의 노력이 요청된다.우리는 화해를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먼저 원칙이 제시되고 여기에 따른 행동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원칙이 무엇인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먼저 본질적인 것에 일치하고, 비본질적인 것에 자유를 주며 모든 것에 사랑으로 이루는 원칙이 세워져야 한다.사회의 기독교 비판은 날카롭다. 안티 그룹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보다 우리 스스로 문제점들을 주시해야 한다. 우리 교회들이 비본질적인 문제로 인하여 싸우고 소송하는 일이 일상화되어 가는 현실에서 '교회로 하여금 교회 되게'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이 사회를 향하여 생명의 메시지를 바로 전하기 위해 먼저 우리끼리 힘을 모으는 역사를 이루어야 한다. 여러 단체에서 WCC대회 이후에 한국교회가 가야할 길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문제는 이것이 논의로 끝나지 않고 행동화되어야 한다. 이 일에 우리의 힘을 모으자.한국교회 대화해운동을 위하여 교계 원로들과 지도자들이 앞장을 서고, 평신도들이 받쳐주는 혼신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사는 길임을 기억해야 한다.
셋째, 대대적 생명운동을 전개하자
우리 교회들은 자체 이념 투쟁에서 벗어나 밖을 향해 새로운 운동을 전개해야 하는데 이것을 생명운동이라고 부르고 싶다.먼저, 전도운동을 전개하자. 우리 교회들을 전도 체제로 전환시키고 '전도체질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 전도를 통해 개척운동과 교회성장운동을 활성화시키고, 전교인을 전도 요원화하는 일대 역사가 일어나게 해야 한다.다음, 섬김 운동을 전개하자. 이것은 이 사회를 향하여 구제와 봉사를 하게 하며 나아가서 이것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놀라운 역사가 있게 해야 한다. 이 사회를 향한 사랑 실천운동은 우리 모두를 살리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또 해외선교운동을 지속적으로 강화시키자. 한국교회는 선교하는 교회로서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다. 여기에 안주하지 말고 선교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을 감당하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WCC대회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어려움이 함몰되지 말고 각자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화해를 도모하며 이 세상을 향해 생명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이것이 오늘의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