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가 부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오바마 행정부와 공화당 우파가 격돌을 하였고 그 격돌과 타협의 과정을 지켜본 신용평가회사는 지난 8월 5일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렸다. 그리고 그 여파로 인해서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경제는 걷잡을 수 밖에 없는 혼란에 빠져 버렸다.
구조적인 경제문제에 정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는 정치인들의 노력이 사뭇 안쓰럽기만 하다. 도대체 미국의 경제가 어떻게 이 지경에 이르렀단 말인가?문제는 지난 50년간 미국인들은 제3세계의 싼 노동력에 의한 상품에 의지하여 고도의 소비생활을 즐겨 왔다는 데에 있다. 러시아 총리 푸틴은 이런 미국의 경제를 기생충 같은다고 비웃었고 미국인이 분수에 맞는 생활을 하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런데 싼 노동력을 이용당한 중국 등의 생산국들은 느긋한데 싼 노동력을 이용해 소비를 즐긴 미국을 비롯한 수많은 유럽 제국들은 모두 난리를 겪고 있는것이다.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우는 중국 등의 제3세계에서는 생산이 이루어 지고 있고 그 생산을 위한 투자가 일어나고 있으며 그것을 우리는 경제성장이라고 부른다. 미국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미국이 제3세계를 착취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런 관계가 없다면 제삼세계 사람들은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그 나라는 공업화될 길이 없다. 한국도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한 1960년대와 70년대에 싼 임금에 의지해 소비제품을 만들어 미국 등의 나라에 수출하여 공업화를 이루지 않았는가?
만일 미국이 싼 값에 제3세계에서 소비품을 수입해 오고 비싼 값으로 기술집약적인 물자를 수출할 수 있다면 경제적인 이득을 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은 기술집약적 상품의 생산에도 뒤지고 있다. 자동차, 전자 산업의 기술 축적에서도 미국은 한국 등의 나라보다 앞서 있지 못함을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미국 등의 선진국의 기업들도 대부분 임금이 비싼 자기 나라에서 생산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 경제는 파산 직전이지만 제3세계에 투자한 미국의 다국적 기업은 아직 건재하다. 그래서 오바마는 미국인들이 해외에 축적해 놓은 재산에 과세를 해야 한다고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미국이 제대로 생산해 내려면 우선 미국인들의 제조업 임금을 낮추어야 하고, 외국으로 부터의 수입을 줄여야 한다. 미국은 외국 근로자의 덕을 보려하다가 결국 자기 나라의 경제를 망쳐버렸는데 그것이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모순임을 미국인들은 깨달아야 한다.
미국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경제 회생의 길이 없다. 그러나 소비자인 국민에게 표를 구해야 하는 정치인들은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미국은 경제 회생을 위해 정부의 지출도 극적으로 줄여야 한다. 사회 보장이나 국방 예산을 대폭 줄여서라도 말이다.
이번 오바마의 국가 부채 삭감을 위한 대 타협으로 이미 미국은 긴축의 길에 들어섰다고 보아야 한다. 사회 보장 제도에 의존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수 많은 한인 교포들을 포함한 소외 계층의 입장에서는 기가 막힌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미국이 만나고 있는 현실임을 직시하고 대비해야 한다.
미국은 스스로 유일한 초대 강국의 지위도 포기하여야 한다. 바로 이러한 움직임은 아시아에서 미군의 감축과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그러한 시대에 대한 준비를 해야한다.이런 사태의 변화를 보지 못하고 한미 동맹만을 받들고 한국 정부가 미국의 대 중국 견제정책에 들러리만 서다가 낭패를 볼까봐 걱정이 된다.
대한민국은 여러 가지로 미국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미국이 하나님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향후 몇 십년간은 기울어져 가는 미국과 부강해져 가는 중국이 세계를 끌고 갈 것이다. 그 중간에 분단국으로 위치한 한국은 두 강대국으로부터 최대의 이익을 얻어낼 수도 있다.한쪽 편만 들다가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질까 하는 염려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