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서론
2.마가의 삶의 자리
3.비유의 해석
4.마가의 청중들의 반응
5.사도계 공동체와 마가 공동체의 화해 모색
6.결론
초록(Abstract)
악한 소작인의 비유를 전통적으로 기독론 중심으로 해석을 하여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마가의 메시지의 의도를 놓치는 점이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사회적-수사학적 방법을 통하여 악한 소작인 비유를 해석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해석을 통하여 얻어지는 마가의 메시지는 유대-로마 전쟁에서 오는 재난을 마가의 청중들인 기독교인이 피할 수 있게 한다. 이런 해석은 마가가 유대인들의 알레고리를 수사학적으로 이용하고 내용은 상징으로 전달하고 있음을 보게 한다. 아울러 마가의 청중들인 사도계 공동체와 마가 공동체가 다가올 재난을 피하는 길인 마가의 메시지를 듣고 있다는 점에서 상호 화해의 길을 가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성전의 초석인 예수를 따르는 권세있는 백성이 됨을 조명한다.
1.서론
악한 소작인 이야기가 비유와 마찬가지로 현실적인 상황을 충실히 반영하는 것인가 아니면 전적으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신학적 작품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비유해석에 중요한 문제이다. 율리허는 마가의 비유의 알레고리적 특징 때문에 신학적 작품이라는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1) 전통적으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 소작인 이야기는 기독론적 알레고리로 이해 되어왔다. 그닐카는 포도원 주인은 하나님으로, 포도원은 이스라엘로, 종은 예언자로, 그리고 아들은 예수로 해석하였다.2) 그러나, 이 글에서는 마가의 소작인 이야기는 알레고리적 의미를 전달하기 보다는 현실 이야기를 충실하게 전달하는 이야기로 보고자 한다. 왜냐하면, 마가의 소작인 이야기가 전달되고 있는 삶의 자리는 교회 지도자들이 선포하는 케리그마가 선포되는 자리라기 보다는 무리들이 전달하는 소문으로 된 정보이기 때문이다.3) 그렇다면, 악한 소작인의 이야기를 어떤 관점에서 풀어나가려고 하는가? 비유 속에 있는 한가지 신학적 의미인 알레고리를 찾기 보다는 이중의미(double meaning)를 사용하여 현실적 결단을 요구하는 마가 당시의 사회적 경제적 종교적 상황을 이해하고자 한다. 나아가, 마가의 공동체가 현실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 걸어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모색하고자 한다. 따라서, 마가의 공동체의 내부의 문제가 화해되는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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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그닐카, 국제 주석, 『마가복음 II』, 번역실 옮김(서울 한국 신학연구소,1986), 193
2.그닐카, 193,
3.Joong S. Suh, Discipleship and Community; Mark's Gospel in Perspective(Claremont, California: CAAM School of Theology at Claremont, 1991),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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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마가의 삶의 자리
1) 로마-유대전쟁. A.D.66-70년에 로마의 점유를 반대하는 유대인 혁명이 일어났다. 로마 황제 네로는 팔레스틴에 이방인들에게는 관용을 베풀면서도 회당에서 드리는 유대인들의 예배를 간섭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대한 반발로 66년에는 유대인들이 로마 황제 숭배를 거절하였다. 폭동이 로마가 점령하는 팔레스틴 전역에서 일어났다. 이방 도시들이 불타고 로마의 요새가 공격을 받았다. 로마의 강력한 요새에서 유대인들이 살해되었다. 처음에는 유대인들이 로마를 제압하였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독립을 선언하였드며, 그 증거로 유대인 주조한 화페 세켈을 발행하였다.4) 장군 베스파시안은 유대인들의 혁명을 진압하다가 69년에 로마 황제로 등극하기 위해 후퇴하였고, 그 아들 티투스를 예루살렘에 보내어 유대인의 혁명을 진압하게 하였다. 예루살렘은 70년에 4월에 포위당하고 5개월 동안 지탱하다가 8월말에 멸망하였다.5) 이 때에 예루살렘 성전도 함께 파괴되었다. 그렇다면, 로마에 대한 유대혁명을 주도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열심당원들이다. “열심당 운동은 하나님의 통치, 메시야의 통치 행동으로 에피파네스의 폭정이후에 발생하여 마카비 봉기에 가담한 하시딤에 뿌리를 둔 메시야 운동체”라고 안병무는 정의한다.6) 열심당을 중심으로 한 유대인들이 로마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던 이유가 무엇인가? 상속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유대인들은 조상으로부터 상속받은 율법과 성전과 땅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싸웠다.
2) 기독교인의 이주. 전쟁의 상황에서 예루살렘에 있던 기독교인들은 어디로 갔는가? Kee는 유세비 우스의 기록을 인용하여 “유대 기독교인들은 신탁에 응답으로 데가볼리 지역인 요단 동쪽 펠라로 이 주했다”7)고 한다. 그후에 “기독교인들이 갈릴리 변방 시리아 지역에 머무른 것”8)으로 본다.
3) 사도계 공동체와 마가 공동체. 마가의 청중은 크게 두 노선으로 나누어 진다. 유대인 기독교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진 사도계 공동체와 이방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한 마가계 공동체이다.사도계 공동체는 마가 복음에서 멤버들이 부정적인 모델로 묘사되는 반면, 마가 공동체는 긍정적 모델로 묘사된다.9) 사도계 공동체는 유대인 전통과 유산을 보존하면서 기독교인으로 생활하는 반면에 마가 공동체는 유대인의 전통인 안식일 전통 성전 제의 전통을 무시하면서 기독교인의 길을 가는 멤버들이다. 사도계 공동체는 사도들, 제자들이 중심멤버를 이루고 있다면, 마가 공동체의 멤버는 무리들이 중심이 된다. 이 두 노선은 마가의 상황에서 마가의 청중으로 서로 독립된 선교 노선의 길을 가고 있다고 본다. 마가 공동체를 대표하는 멤버로는 소경 바디메오, 어린이들, 여인들을10) 비롯하여 변방 유대인 소작인들, 죄인들, 과부들을 포함한다고 본다.
크로산은 The Essential Jesus에서 마가의 소작인 비유를 마가이전의 전승형태로 아래와 같이 복원하였다.11)
『한 부재 지주가 한 포도원을 소작인들에게 임대해 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종을 때리고
종을 아무것도 주지 않고 돌려보냈다.그 주인은 그 종이 길을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래서 다른 종을 보냈다.그러나 종은 매를 맞았고 세를 받지도 못하고 돌아왔
다.“소작인들이 내 아들의 권위를 확실히 인정하리라”, “내가 오직 나의 외아들을 보내리
라”고 주인은 결심했다.소작인들은 결심했다. “우리가 그 상속자를 죽이리라”, “그 포도원
은 지켜서 우리것으로 만들리라”』
크로산이 복원한 마가이전의 소작인 비유원형과 마가의 소작인 비유를 비교해 보면 마가가 추가로 편집한 추가본문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이사야 5:1-7에 나오는 포도원 이야기이다.두 번째로는, 파송한 종을 소작인들이 머리에 상처를 내고 죽이는 부분이다. 세 번째로는 사랑하는 아들을 죽여서 포도원밖에 던진 부분이다. 네 번째로는, 주인이 다시 나타나서 소작인을 진멸할 심판의 이야기이다. 다섯 번째로는,다른 소작인에게 포도원을 양도하는 이야기이다. 여섯 번째로는, 시 118편 22-23절의 건축자의 버린돌이 모퉁이돌이 되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마가는 왜 이사야서 이야기와 종의 파송과 살인과 심판의 이야기 그리고 시편 118편을 인용하였을까? 이사야서 5장 1-7의 이야기는 포도원을 이스라엘 족속이요 포도원 주인을 하나님으로 해석하는 유대인들의 유대인 랍비의 알레고리적 해석방법이다. 왜 마가는 유대인 랍비의 알레고리방법을 사용하였을까? 이것은 마가가 유대인 독자를 의식하였기 때문이다. 유대인 독자들이 마음을 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알레고리를 사용한 것이다.
종의 파송과 살인과 심판의 이야기는 예언자의 운명에 대한 신명기적 해석방법이다. 여기서 예언자의 운명에 대한 신명기적 도식을 도입한 이유는 세례요한의 운명과 예수의 운명을 예언자적 노선에서 보려고 하는 세례요한의 의도로 보인다. 크로산은 파송받은 종이 머리에 상처를 받은 것은 마가가 세례요한을 의식하여 기록했다는 말이 적절하게 보인다. 사랑하는 아들의 운명도 예언자의 운명의 노선임을 알리는 데 있다.
9절의 심판이야기는 마가의 묵시적 종말론을 반영하는 구절이다. 포도원 주인이 어떻게 하겠느뇨 와서 그 농부들을 진멸하고 포도원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리라(9절).
심판은 당장 일어나지 않는다. 미래형으로 심판이 예고되어 있다. 이 부분은 예루살렘의 멸망과 함께 오는 소작인들에게 닥칠 재난을 반영하는 묵시적 종말론이다. 소작인들의 살인에 대한 심판은 바로 예루살렘멸망과 함께 오는 주인과의 계약상실이다. 계약상실이란 성전사용의 특권상실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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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John Dominic Crossan, The Essential Jesus, Original Sayings and Earliest Image(Harper Sanfransisco: A Division of Harper Collins Publishers).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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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마가가 유대인 독자에게는 친숙한 구약의 이야기를 인용한 것은 마가의 수사학적 의도에서이다. 이것은 마가가 전달하려는 내용을 포장하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마가는 악한 소작인 이야기에서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가?
마가는 유대인이 알고 있는 “포도원 주인은 하나님, 포도원은 이스라엘, 종은 예언자, 사랑하는 아들-마지막 예언자”라는 도식을 가지고 청중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마가의 메시지의 전달의 도구인 수사학적 표현일 뿐 전달하려는 내용은 다르다. 마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현실적 메시지이다. 마가가 알리려는 메시지는 상징으로 다음과 같다.
부재지주는 로마의 황제를, 포도원은 로마를, 종은 로마의 군대를, 아들은 최후까지 도착
하는 로마 군대를, 소작인들은 유대인 열심당원들을 상징한다.
마가는 악한 소작인 이야기를 통해서 이중의미(double meaning) 전달 방식으로 청중에게 전달하므로써 현실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4.마가의 청중들의 반응
마가의 시대에 갈릴리 변방지역인 시리아 두로 시돈 변방 유대인들은 지주인 이방인들의 땅을 소작하여 농산물을 공급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가중되는 부채와 소작료 때문에 소작인들은 생계에 위협을 받았고 그들의 극한 가난과 울분의 돌파구는 반란이었다.12) 마가의 비유를 듣고 있는 청중들은 주인이 소작료를 받기 위해 보낸 종과 아들을 죽인 소작인의 이야기를 듣고서 어느편에 서게 될 것인가? 과연 주인의 편에서 소작인들을 악하다고 볼 것인가? 아니면 소작인들의 행위를 정당하다고 볼 것인가? 그런데, 주인이 보낸 아들을 죽이는 데 까지 가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이 문제 속에 이 비유를 푸는 열쇠가 숨어 있다. 유산상속의 문제이다. 시리아 변방 지역에 사는 유대인 소작인들은 가중 되는 세금과 기근과 가난 때문에 땅을 빼앗기고 본래는 조상으로부터 물러받은 땅에서 소작을 하며 생계를 연명해 나갔다. 유대인들은 아브라함 때부터 가나안 땅을 하나님의 약속(창 12장, 15장, 17장)으로 안다. 하나님이 조상들을 출애굽시킨 것도 가나안 땅을 주시기 위함임을 안다(출 13:5, 11, 신1:8, 6:10). 유대인 소작인인들은 하나님의 소유로서 조상으로부터 유산으로 물러받은 땅을 다른 사람들에게 양도할 수 없는 유대인의 법을 알고 있다.
『토지를 영영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라 너희는 나그네요 우거하는 자로서 나와 함께 있느니라(레 25:23). 또 너희 중에 우거한 이방인의 자녀 중에서도 너희가 살 수 있고 또 그들이 너희 중에서 살아서 너희 땅에서 가정을 이룬 그 중에서도 그리할 수 있은즉 그들이 너희 소유가 될찌니. 너희는 그들을 너희 후손에게 기업으로 주어 소유가 되게 할 것이라 이방인 중에서는 너 희가 영원한 종을 삼으려니와 너희 동족 이스라엘 자손은 너희 피차 엄하게 부리지 말지니라(레 25: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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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James D. Hester, Socio-Retorical Criticism And The Parable of Tenants, JST45(1992), 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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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들의 경우 조상으로부터 받은 유산은 땅만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율법, 성전, 종 도 유산이다. 그러므로, 유대인들이 일으키는 것은 하나님의 선물이자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유산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행동으로 간주한다.
비유를 듣는 청중 가운데 유대인 소작인들의 경우에 소작인들의 편에서 비유속에 나타난 소작인들의 행위의 정당성을 인정한다. 왜냐하면, 세금 착취와 소작료을 제 때에 받아가는 지주의 횡포에 희생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가의 청중인 소작인들이 직접 사람을 죽이는 그 사건에 개입된 사람들은 아니다. 마가의 이야기는 당시에 실재로 있었던 종과 주인의 아들을 죽이는 소작인들의 폭동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여기서 마가의 비유 이야기는 청중들에게 어떻게 들리는가? 유대인 소작인들의 경우는 경고의 메시지로 받게 된다. 왜냐하면, 마가의 이야기속에서 살인사건으로 비화시킨 소작인들의 운명은 주인이 나타난 후에 심판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가는 왜 그 심판의 소작인의 이야기에 심판의 이야기를 첨가하고 있는가? 64년-70년에 이어지는 유대-로마의 전쟁은 폭동을 일으키고 살인극을 벌인 소작인들과 같은 유대 열심당원들의 폭동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13) 어떤 관련인가? 유대 열심당원들이 폭동을 일으키고 전쟁을 일으키고 로마속주를 점령하였다. 이 시기에 유대인들은 동전을 발행하였다.14) 청중들은 이런 상황 속에서 마가의 비유를 들으면서 유대인의 폭동에 가담하여야겠는가? 가담하지 말아야 하겠는가? 마가의 이야기에 심판의 경고가 없었다면 유대인의 폭동에 가담하고픈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가의 이야기속에서 청중은 유대인의 폭동에 가담하면 진멸당하는 심판이 있음을 경고받는다. 이러한 청중의 반응은 마가의 의도와 일치하는가? 마가는 마가의 청중들이 유대인의 폭동에 가담하지 말도록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심판의 구절인 9절을 첨가한 것이다.
그렇다면, 마가는 왜 이런 경고의 메시지를 마가의 청중들이에게 주는가? 마가의 청중인 기독교인들을 유대인들의 행동과 분리하려는 의도이다. 유대인들의 혁명노선을 유대 기독교인들도 따르고 있다는 명분을 없애려는 데 있다. 유대인에 대한 로마의 공격 대상에서 기독교인들을 배제 시키려는 데 목적이 있다.
두 번째로 마가의 청중은 주인이 포도원을 양도하는 다른 소작인들과 동일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마가의 청중인 소작인들은 주인으로부터 심판을 받는 악한 소작인이 아니라 주인으로부터 포도원을 양도받는 특권을 부여받는 소작인들이다. 그런데, 소작인이 아닌 다른 청중은 어떻게 듣는가? 다른 청중도 모두 새로운 특권을 부여받는 다른 소작인들과 자신들을 동일시한다.
1) 새로운 특권
포도원 주인이 어떻게 하겠느뇨 와서 그 농부들을 진멸하고 포도원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리라(9 절)
마지막 심판 앞에서 사도계 공동체와 마가 공동체의 갈등은 해소된다. 포도원 소출 곧 책임과 의무를 하지 못하는 소작인들은 포도원 관리의 권한을 박탈당하고 책임과 의무를 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작인들에게 포도원이 양도될 것이다. 마가의 청중인 사도계 공동체 멤버도 마가의 공동체 멤버도 새로운 소작인들과 자신들을 동일시하고 있다. 심판을 면하고 새로운 특권을 얻는 점에서 대등한 자리에 서게 된다.
2) 새로운 성전의 모퉁이돌
너희가 성경에 건축자들의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이것은 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요 우리 눈에 기이하도다 함을 읽어 보지도 못하였느냐 하시더라(11-12절)
마가가 시 118편을 인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마가는 성전 사용의 특권을 상실한 소작인들과 파멸한 성전대신에 새로운 성전을 등장시키려는 의도이다. 성전 중심의 제의 활동이 중단된 사람들에게 새롱 운 제의 모델로서 건축자의 버린돌인 모퉁이돌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모퉁이 돌이란 새로운 성전의 터가 되는 예수이다. 마가는 새로운 소작인을 이 새로운 성전의 터인 예수를 중심으로 모인 무리임을 알리려고 한다. 건축자의 버린돌이 모퉁이돌이 되는 이야기의 구약적 모티브는 바벨론 포로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돌아와 시온의 새로운 성전을 회복하는 모티브와 일치한다. 마가가 왜 유대전통과 예언전통과 시온의 성전회복의 꿈을 이 비유속에 재구성했는가? 이것은 유대인 독자들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모퉁이돌의 특징은 가로와 세로의 벽체를 잇는 역할을 한다. 새로운 성전의 모퉁이 돌은 사도계 공동체와 마가공동체를 잇는 가교다. 이 비유는 사도계와 마가 공동체가 서로 만나고 서로 협력하여 성전을 건설하는 중요한 벽체 역할을 하고 있음을 청중들에게 알려준다.
3) 권세있는 무리
저희가 예수의 이 비유는 자기들을 가리켜 말씀하심인 줄 알고 잡고자 하되 무리를 두려워하여 예수를 버려두고 가니라(12절).
이야기의 맥락에서 예수의 청중인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장로들은 예수를 잡고자 하되 무리를 두려워하여 예수를 버려두고 갔다. 왜 무리들을 두려워하였는가? 무리들이 무슨 힘이 있는가? 종교 당국자들이 두려워 할 만한 권세는 어디에서 온 것인가? 이 무리들의 권세는 일치의 권세이다. 사도계 공동체와 마가 공동체의 화해가 종교 당국자들이 두려워하는 권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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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결론
마가는 이중의미 전달 방식으로서 악한 소작인 비유를 청중에게 이야기 하였다. 그 이유는 유대-로마 전쟁의 상황에서 유대인과 차별화함으로써 기독교인에게 닥쳐올 재난을 피하려는 데 있었다. 마가의 비유를 전통적인 해석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해 보았다. 마가는 동시에 재난의 위기 앞에서 베드로계 공동체와 마가 공동체가 화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마가의 메시지를 듣는 청중은 약하고 유리 방황하는 무리였지만 새로운 성전의 터인 예수를 중심으로 모인 무리이기 때문에 권세 있는 자들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