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427년에 태어난 소크라테스는 죽은 지 거의 2,5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세계 역사 상 가장 중요한 인물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는 당시의 아테네의 학자들뿐만 아니라 정치가들, 사업가들, 그리고 종교 지도자들에게도 큰 영향력을 끼쳤다. 그는 기록을 통해서 도전한 것이 아니다. 그는 아무 것도 스스로 기록하지 않았다. 다만 그가 가르치고 행한 것으로 인해 아테네가 달라졌고 서구 지성사가 달라졌다. 소크라테스의 관심은 “What sort of life is worth living?”과 “What sort of person should I be?”였다.
소크라테스의 주된 관심은 “the good life”(선한 생활)이었다. 선한 삶에 대한 그의 이해는 얄궂게도 그의 죽음에 의해 가장 잘 드러난다. 그는 날조된 정치적인 음해에 의해 유죄판결을 받고 믿음을 포기하거나, 즉 선한 삶을 증거하고 실천하는 일을 포기하거나, 다른 나라로 도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잘 죽는 것이 잘 사는 것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믿고 사약을 받아 마시고 죽었다. 그의 친구인 Phaedo는 “소크라테스야말로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 중에서 가장 훌륭하고, 가장 현명하며, 가장 올곧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의 뒤를 이은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후대의 철학자들은 “가치 있는 삶이란 어떤 삶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노력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여러분이 대학 교육을 받고 있는데 왜 대학교육을 받고 있는가? 어떤 이들은 학위를 받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럼 왜 학위를 받으려고 하는가? 원하는 직업을 얻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럼 왜 그 직업이 얻을 만한 가치가 있는가? 개인적인 만족과 자기 완성을 위해서, 또는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을 완수하기 위해서 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리고 버젓한 직업이 훌륭한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필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이 원하는 목회 현장에 나가보면 좋은 직업을 갖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인생을 위해서 또 다른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결국 인생은 “the good life”를 얻기 위한 끊임 없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친구와 싸우고 나서 화해를 해야 하는데 누가 먼저 해야 하는가? 만일 늘 친구가 먼저 화해를 청해 온다면 나는 뭔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은 어떤 종류의 삶인가? 부모님께 대해서는 어떻게 처신해야 훌륭한 삶을 산다고 할 수 있는가? 언제 부모님께 순종해야 하며, 왜 순종해야 하는가? 어떤 친구와 사귀어야 하며, 누구와 관계를 끊어야 하는가? 또 투표는 누구에게 해야 하는가? 이 모든 질문들이 바로 “Morality”에 관한 질문이다. 그것은 우리가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도덕”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자신들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인격과 우리의 행동과 관련된다. 소크라테스가 가장 크게 관심을 가진 것도 바로 도덕이다. 소크라테스는 “the good life”란 도덕적으로 사는 것이다. 그러나 도덕적인 것에 관심을 갖고 행하는 것과 그저 생각하는 것은 서로 다르다. 어떤 사람은 도덕적인 것에 대해서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이 거의 없으면서도 선하다고 많은 칭찬을 받는다.
어떤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집을 지어 주고 수리를 해 주는 등 선한 일을 많이 하고 있었다. 그러나 윤리학자가 보는 바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대답도 못하고 알지도 못했다. 그는 윤리학을 강의하지도 못했다. 학생들이 그에게서 도덕을 이해하고 사고하는 방법은 배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의 삶 자체가 도덕 교과서였다. 따라서 도덕에 대해서 세심하게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그 사람처럼 도덕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고 더 나은 삶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또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더 도덕적인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는 검토되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는 삶이라고 했다. 선한 생활에 대해서 늘 생각하는 것은 선한 삶을 영위하는 데에 정말 중요한 일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말과 삶의 불일치를 알 수 있게 되고 도덕적인 삶과 선한 삶에 대해서 우리를 괴롭히는 문제들에 대해서 더 나은 답변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언뜻 보면 그 답변을 찾기가 쉬울 것 같은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 플라톤과 아리스텔레스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체계적이고 포괄적이고 설득력 있는 대답을 찾으려고 애를 써 왔다. 이렇게 도덕을 검토하고 연구하는 일을 가리켜 윤리학이라고 한다 (the examination and study of moraity).
특히 옳고 선한 행동의 규범과 표준을 밝혀내는 시도를 가리켜 규범 윤리학 (normative ethics)이라고 한다. 규범 윤리학은 소크라테스가 던진 질문인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답하려는 시도이다. 이것은 이 상황에는 어떤 규범이 관련되는가, 왜 그 규범을 따라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 토론하고 설명하는 학문이다. 선한 생활의 표준과 규범을 밝히려는 시도가 지금까지 철학자들과 신학자들이 관심을 가져온 문제들이다.
2. 기독교 윤리학이란?
기독교 윤리학이 일반 윤리학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Christian”이란 말이 붙어서 달라지는 점이 무엇인가? 모든 규범 윤리학은 가치 있는 삶의 특징들을 밝혀 내고 우리의 행동과 인격을 형성하는 규범들과 표준들을 찾아내는 일을 한다. 기독교 윤리학도 같은 일을 하는데 다만 나사렛 예수와 관련해서 한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예수 그리스도와 소크라테스는 여러 면에서 닮았다. 선생이라는 것과, 글을 남기지 않았다는 것, 제자들의 삶에 깊이 관여했다는 것, 가치 있는 삶에 대해 말했다는 것, 가르친대로 살았고 도덕적으로 존경 받을 만한 삶을 살았다는 것, 믿음과 확신을 포기하지 않고 신앙 때문에 죽었다는 것 그리고 정치적인 음모 때문에 죽었다는 것 등이 비슷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 둘의 차이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가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시키셨다. 그는 지금도 살아계셔서 믿는 자들에게 역사하고 계신다. 예수님은 그 안에, 그 하신 일과 말씀 속에, 그리고 십자가의 고난의 사랑 속에 하나님이 특별하신 방법으로 인간에게 임재해 계시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를 무덤에 버리지 않으시고 그가 옳음을 입증해 주셨으며 부활시켜 주셨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 윤리가 세속적인 윤리와 다른 점이다. 소크라테스 자신은 도덕의 전문가가 아니었다. 그는 옳은 대답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옳은 질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도덕적 진리를 추구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윤리의 원천이요, 대답이셨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과 관련이 없는 도덕은 실패요, 예수님의 사건과 예수님의 관점과 관련되지 않는 윤리는 실패라고 믿는다. “기독교 윤리의 출발점은 언제나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인간에게 행하신 일을 고려하는 것이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권위 있는 자와 같았다는 것은 기독교 윤리에 있어서 예수님이 바로 권위자라는 것이다.
일반 윤리학에서는 상황에 따른 적절한 행동과 태도, 관련된 규범을 알려 주며, 도덕적 행위자와 그 행위의 대상자가 어떤 사람인지, 또 그 상황에 맞는 규범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다. 그러나 기독교 윤리는 도덕적 행위자와 대상자 사이에 예수 그리스도를 투사해서 그것을 재해석한다. 그래서 죄렌 키에르케고르는 기독교 윤리에 있어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Middle term”(중간 항)이라고 했다. 요약하면, 세속적인 윤리학은 윤리학의 일차적인 질문을 “What is the good life? What is the life worth living”인데 반하여, 기독교 윤리학의 그것은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나는 누구인가? 예수님의 권위를 인정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삶이 가치 있는 삶인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들이다.
ETHICS
What are the Norms? (Rules, Guidelines, Virtues, Etc)
Who am I? Who is he/she?
Moral Agent---------------------------------------------------------------------------------------- Moral Patient
(You) Actions, Attitudes, Feelings (What you do and how you feel) (Your friend)
Christian Ethics
Jesus Christ
Christian Identity What are the Norms? (Rules, Guidelines, Virtues, Etc.)
Who am I? Who is he/she?
Moral Agent----------------------------------------------------------------------------------------- Moral Patient
(You) Actions, Attitudes, Feelings (what you do and how you feel) (Your friend)
3. 기독교 윤리학의 다양성
기독교 윤리학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세상에 대해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서 지침을 주는데 기독교의 전통의 다양성과 복잡성 때문에 그 지침들이 다를 수 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순간, 대개 특별한 공동체와 전통 속에 속하게 된다. Catholic Christians, Orthodox Christians, or Protestant Christians가 그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Protestant Christians라고 할지라도 Lutheran Protestants, Reformed or Calvinist Protestants, Baptist Protestants, Anabaptist Protestants, Anglican Protestants, Pentecostal Protestants, nondenominational Protestants 등이 있다. 또 같은 Reformed Protestants라 하더라도 theological liberals, evangelicals, fundamentalists, liberationists 등이 있다. 그리고 같은 evangelicals 중에서도 여자, 남자, 백인 흑인, 유색인, 아프리카인, 한국인, 아메리카인, 아시아인 등이 있다. 이런 다양한 기독교의 전통 때문에 어떤 문제에 대한 신학적인 이해도 그만큼 다양하다. 역사적으로 교파적으로 이렇게 다양한 전통이 있어서 어려운 점도 있지만 그만큼 다양하게 고민해 온 기독교의 풍부한 전통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은 복이 아닐 수 없다. 기독교 윤리학을 공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4. 기독교 윤리학의 복잡성
1) 과거와 현재에 기독교의 전통 속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있어왔다는 것 자체가 기독교 윤리의 복잡성을 말해 준다. 예컨대, 낙태라는 문제 하나만 보아도 기독교 내에 아주 다양한 논의가 있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로마 가톨릭은 초지일관 낙태를 반대해 왔다. 그러나 미국의 루터교 (The Lutheran Church in America + The American Lutheran Church = The Evangelical Lutheran Church of America)는 1991년에 낙태를 허용하면서 첫 장에 같은 교단 내에서의 다양성을 인정했다. 다른 이슈들도 거의 마찬가지이다.
2) 도덕적 반성을 위한 전략 (Strategies for moral reflection)—이러한 복잡성과 다양성 때문에 우리에게는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도덕적인 반성을 위한 전략은 도덕적인 삶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에 대한 판단과 관련된다. 이러한 전략 중에서 한 가지 전략은 행위에 직접 초점을 맞추고 옳고 선한 도덕적 행동을 결정해서 행할 수 있는 도덕적 규범들을 적용하는 것에 우선적으로 관여한다. 기독교 윤리에 대한 이런 접근 방법을 결정론적 윤리(Decisionist Ethics)라고 한다.
3) 결정론적 윤리—결정론자들은 행동에 직접 초점을 맞추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결정을 하기 위해서 어떤 규범을 따라야 하는 데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결정론적 윤리는 어떤 규범을 따라야 하는가에 따라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권리와 의무 전략이고 둘째는 결과 전략이다. 첫째는 우리가 그리스도인의 도덕을 위한 원리, 예컨대, 사랑과 정의 따위의 원리를 밝혀 낼 수 있는데, 그 원리에 따라 의무와 권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것을 가리켜 권리와 의무 전략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따르면, 우리가 옳은 일을 하려면 어떤 행위와 관련된 도덕적인 원리와 양립하는 행동만을 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도덕적 윈리 (사랑, 정의 따위)에서 파생되는 권리와 의무에 따른 행위만이 옳은 행위라는 것이다. 결국 여기서는 그리스도인들이 행동을 지배하는 원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알았으면 순종해야 할 책임이 있다. 둘째는 행동과 원리에 초점을 맞추어 행하는 것이 선한 일이 아니라, 행동의 결과와 도덕적 원리가 맞아야 선한 행위라는 주장으로 이것을 결과 전략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그리스도인들이 좋은 결과를 극대화하고 나쁜 결과를 극소화할 책임이 있다. (예화) A라는 사람은 결정론적 윤리주의 중의 권리와 의무 전략을 주장하는 사람이다. 그는 보통 상황에서는 거짓말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믿는다. 거짓말하는 것이 사랑과 정의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존경과 어긋난다고 믿기 때문에 “거짓말 하지 말라”는 것은 그리스도인이 좀처럼 어겨서는 안 되는 도덕적인 윈리이다. A에게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될 의무가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거기에 대한 권리가 있다. 따라서 A는 부모님이 B(부모님이 싫어하시는 A의 친구)와의 관계를 청산했느냐고 물으실 때 정직한 대답이 부모님께 많은 고통을 안겨 주더라도 진실을 말해야 의무가 있다. 반대로, C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결정론적 윤리관을 갖고 있으면서 결과를 중시하는 사람이다. 같은 상황에서 그는 결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할 것이다. A의 행동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A의 부모가 A의 사생활권에 대한 권리를 침해했기 때문에 진실을 들을 권리를 박탈당한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한편 C의 주장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가 좀 멀긴 하지만 그가 속인 결과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다.
4) 미덕 윤리(Virtue Ethics)—이것은 어떤 사람의 행동과 결정에 강조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성품에 강조점을 두는 윤리관이다. 이것은 사람이 잘 살기 위해서 소유하고 있어야 할 성품이나 미덕에 우선적인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결정되어야 하지만 여기서의 전략은 덕스런 사람이 행하는 그런 종류의 것으로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시 거짓말하는 경우에서 이 윤리관을 가진 사람은 먼저 의무, 권리 따위를 생각한다든지, 거짓말을 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단지 거짓말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사람이 잘 살아가기 위해서 요구되는 덕목은 진실성이기 때문에 그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인격과 성품을 생각해 보고 그것은 미덕과 어긋난다고 생각하고 진실을 말하게 된다. 지난 50여년 간 기독교 윤리학의 논의는 이 세 가지 전략, 권리와 의무, 결과, 미덕의 전략 중에서 어떤 것이 그리스도인에게 부합되느냐 하는 논의였다고 할 수 있다. 권리와 의무 전략에서는 어떤 규칙이나 원리가 우리의 행동의 지침이 될 수 있는가를 밝히려고 해 왔고, 결과 전략에서는 어떤 행동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를 말해왔으며, 미덕 전략에서는 어떤 성품이 잘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인가를 논의해 왔다. 예컨대, 사랑이라는 것은 기독교 윤리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사랑이 기독교 윤리의 근본적인 원리라는 점은 모두가 동의한다. 그러나 권리와 의무 전략은 사랑이 이웃에 대한 관심과 존중이라고 보고, 결과 전략은 이웃에 대해 유익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하며, 미덕 전략에서는 그리스도와 십자가를 바라봄으로써 사랑의 의무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랑만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유일한 원리가 아니라 정의도 중요한 원리가 된다. 그래서 사랑과 정의가 어떻게 서로 관련되는가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다. 그 외에 그리스도를 본 받는 것, 겸손, 지혜, 용기, 절제 등 많은 원리들이 있다. 윤리적인 문제에는 이러한 원리들이 결부되기 때문에 복잡한 문제이다. 그래서 기독교 윤리의 복잡성은 기독교의 규범의 다양한 원천(sources), 생활 태도를 결정짓는 도덕적 반성을 위한 다양한 전략 (strategies), 원천과 전략에서 수집한 표준들(standards)에 대한 논의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5) 기독교 윤리의 복잡성은 기독교 윤리가 개인의 윤리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개인, 개인과 공동체, 개별적인 그리스도인의 윤리만이 아닌 교회의 윤리, 교회의 대 사회적인 윤리 등을 다룬다는 점에서 복잡하다고 말할 수 있다. (***)
제 2 강 : 윤리적인 대안들
1. 윤리학의 정의
1) 힘이 정의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트라시마커스 (Thrasymachus)는 “정의는 강자 편에 서 있다” 라고 주장했다. 이것은 도덕적으로 옳은 것은 힘을 가진 사람의 입장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반박) 1. 힘과 선 사이의 차이를 모르고 있다. 선하지 않고서도 힘을 가질 수 있고, 힘이 없어도 선할 수 있다. 2. 역사 상의 악한 독재자들을 보면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
2) 도덕은 관습이다
도덕적으로 올바른 것은 곧 공동체가 올바르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즉 공동체의 요구는 곧 윤리적인 요구이다.
(반박) 1. 존재 당위의 오류 (is-ought fallacy)이다. 사람들이 실제로 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의 토대가 아니다. 사회적으로 강간, 살인 따위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이 존재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2. 각 공동체의 다수파가 올바르다면 상이한 공동체들 사이의 갈등을 조절할 방법이 전혀 없게 된다. 왜냐하면 모든 공동체에 적용될 수 있는 도덕 원리가 없는 한 공동체들 사이의 갈등을 해결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3. 도덕이 각각의 사회집단과 관련을 맺고 있다면 두 적대적인 윤리 원칙이 동시에 올바르게 되는 일이 발생하기까지 한다.
3) 인간이 척도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프로타고라스(Protagoras)는 “인간이 만물의 척도이다”라고 했다. 이것은 각 개인의 의지가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기준임을 뜻하게 된다.
(반박) 1. 이 견해는 아무리 잔인하고 가증한 일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올바른 행위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 2. 누구든지 자기 뜻대로 행동한다면 사회는 혼란 상태에 빠지고 말 것이다.
4) 인류가 도덕의 토대이다
부분은 전체에게 올바른 것을 결정해 주지 못하고 단지 전체만이 부분에게 올바른 것을 결정해 줄 수 있을 뿐이다. 간단히 말해서 인류가 만물의 척도이다.
(반박) 1. 인류의 다수도 오류를 범할 수 있다. (ex. 노예 제도) 2. 인류는 변화하고 있고 그것에 따라 윤리적 관습들도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인류전체의 의견을 수합할 방법이 없다.
5) 중용이 도덕적으로 올바른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도덕은 중용 속에서 발견된다. (ex) 나태—절제—무감각,
오만—자존심—겸손, 공포심—용기—호전성
(반박) 1. 극단적인 행동이 올바른 행동인 경우가 있다. Ex. 비상사태, 전쟁 등 2. 무엇이 중용인가에 관한 보편적인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3.중용은 일반적인 행동 지침일 뿐 보편적인 법칙이 아니다.
6) 쾌락을 가져다 주는 것이 도덕적으로 올바른 것이다.
BC 4세기의 에피쿠로스(Epicurus) 학파에 의하면 쾌락을 가져다 주는 것이 도덕적으로 올바른 것이고 고통을 가져다 주는 것이 도덕적으로 그릇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도덕적 선이란 최대 다수의 사람들에게 최대한의 쾌락과 최소한의 고통을 주는 것이다.
(반박) 1. 모든 쾌락은 언제나 올바르다고 할 수 없다. (Ex. 가학적 변태성욕) 그리고 모든 고통이 언제나 도덕적으로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 (ex. 훈계의 고통) 2. 여기서의 쾌락은 개인의 쾌락인가, 집단의 쾌락인가, 아니면 전 인류의 쾌락인가?
7)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도덕적으로 올바른 것이다
Jeremy Bentham (1748-1832)과 같은 공리주의자들은 최대 다수에게 최대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 도덕적으로 올바른 것이라고 했다.
(반박) 1. 행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관한 합의가 전혀 이루어져 있지 않다. 2. 현재의 행복이 가까운 미래에 불행이 될 수도 있고, 현재의 불행이 미래에 행복이 될 수도 있으므로 공리주의적인 행복은 실제적인 목적에 전혀 쓸모가 없다.
8) 그 자체로서 바람직한 것이 도덕적으로 올바른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뒤를 이어 누군가 행복은 그 자체로 바람직한 것이라고 정의를 내린 적이 있다. 즉 도덕적인 가치는 목적이지 수단이 아닌 만큼 다른 무언가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면서 덕행을 쌓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덕행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해야 한다.
(반박) 1. 현재 원하고 있는 것과 바람직한 것 (반드시 원해야 하는 것)을 혼동하고 있다. 2. 그 자체로 올바른 행동처럼 보이는 것이라 해도 실제로는 항상 올바른 행동인 것만은 아니다 (ex 자살).
9) 도덕적으로 올바른 것은 정의할 수 없다
G. E. Moore (1873-1958)는 ‘윤리학의 원리’라는 책에서 도덕적으로 올바른 것은 정의할 수 없다고 했다. 다른 무언가의 관점에서 올바른 행동을 정의 내리려고 하는 것은 그 다른 무언가를 본질적으로 올바른 행동으로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반박) 1. 올바른 행동이 의미하는 내용을 전혀 알려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올바른 행동과 그릇된 행동을 구별할 수 없다. 2. 올바른 행동이 보다 궁극적인 어떤 것에 의해 정의될 수 없다는 것은 올바른 행동이 결코 정의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10) 올바른 행동은 하나님의 의지에 따라 결정된다
하나님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의 관점에서 올바른 행동을 정의하려는 기독교적 견해이다.
(이의) 1. 이 견해가 권위주의의 한 형태이다. (반론) 이 주장은 권위가 덜 궁극적인 권위일 경우에만 타당하다. 도덕의 측면에서 절대 완전한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하나님은 본성 상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판별해 주는 궁극적인 권위를 가질 것이다. 2. 하나님의 의지라는 관점에서 올바른 행동을 정의하는 것은 자의적이다. (반론) 하나님의 본질이라는 관점에서 보지 않고 하나님의 의지라는 관점에서만 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그 어떤 행동이 자기 본성에 맞기 때문에 그것을 하려 하는 동시에 하나님의 의지 또한 그것을 하려 하는 것이다. (본질주의적 관점+주의주의적 관점)이 관점이 기독교 윤리의 토대를 이룬다.
2. 기독교의 윤리관
1) 기독교 윤리는 하나님의 의지에 토대를 두고 있다
기독교 윤리는 하나님의 명령의 한 형태이다. 하나님은 언제나 자신의 도덕적 속성과 일치하는 올바른 일을 하신다. 기독교 윤리는 하나님의 의지에 토대를 두고 있는데 하나님은 자신의 불변의 도덕적 속성에 반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는다.
2) 기독교 윤리는 절대적이다.
하나님의 도덕적 속성은 불변하므로 하나님의 속성에 뿌리를 둔 도덕 명령은 절대적이다. 즉 그것은 항상, 어디서나,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 그런데 어떤 명령은 하나님의 속성과 일치하지 않으면서도 하나님의 의지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하나님은 선악과를 따 먹지 말라는 명령을 내려 아담과 하와의 충성심을 시험하셨다. 이 명령은 하나님의 의지에 토대를 두었지만 하나님의 속성에서 나온 것은 아니었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3) 기독교 윤리는 하나님의 계시에 토대를 두고 있다.
기독교 윤리는 일반계시와 특별계시라고 할 수 있는 하나님의 명령에 토대를 두고 있다(롬 1:19-20 2:12-15). 일반계시는 모든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명령이고, 특별계시는 신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의지이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의 윤리적인 책임의 토대는 하나님의 계시이다.
4) 기독교 윤리는 규정적이다.
기독교 윤리는 기독교인들의 기준 속에서가 아니라 기독교인들을 위한 기준(성경) 속에서 자기들의 윤리적인 의무를 발견한다. 도덕적인 정의는 도덕적인 하나님에 의해 규정되므로 그것은 규정적이다. 하나님께서는 도덕적인 율법의 입법자요, 수여자이시다.
5) 기독교 윤리는 의무론적이다
윤리체계를 크게 둘로 나누면 의무론적 범주와 목적론적 범주로 나눌 수 있다. 기독교 윤리는 의무론적이며, 공리주의의 윤리는 목적론적이다.
의무론적 윤리관 목적론적 윤리관
규범이 결과를 규정한다.
규범은 행동의 토대이다
규범은 결과에 상관 없이 훌륭하다
결과는 항상 규범 내에서 평가된다 결과가 규범을 규정한다.
결과가 행동의 토대이다
규범은 결과 때문에 훌륭하다
결과는 종종 규범과 어긋나기도 한다
기독교 윤리에서는 실패로 끝난다 하더라도 과정과 수단이 선하면 올바른 행동이라고 본다. 그러나 기독교 윤리가 결과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올바른가가 결과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결과를 고려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해서는 안 된다. 다만 예상된 결과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내려준 도덕 법칙의 위반을 정당화하는 무기로 결코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3. 다양한 윤리관
과연 객관적인 윤리법칙이 존재하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으로 여섯 가지 윤리 체계가 있다.
1) 도덕률 폐기론 (antinomianism)—어떤 도덕 법칙도 존재하지 않는다.
2) 상황주의 (situationism)—하나의 절대법칙만이 존재한다.
3) 일반주의 (generalism)—몇 가지 일반법칙은 존재하지만 절대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4) 무조건적인 절대주의 (unqualified absolutism)—서로 모순되지 않는 많은 절대 법칙들이 존재한다.
5) 갈등적인 절대주의 (conflicting absolutism)—때에 따라서는 서로 모순되는 많은 절대 규범들이 존재하는데 우리는 그 중에서 덜 나쁜 악에 복종해야 한다.
6) 차등적인 절대주의 (graded absolutism)—많은 절대 법칙들이 존재하는데 우리는 그 중에서 보다 높은 차원의 법칙에 복종해야 한다.
5)와 6)의 차이는 5)는 불가피하게 죄를 지을 수밖에 없을 때 우리가 덜 나쁜 죄를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6)은 우리의 해야 할 일은 보다 높은 차원의 규율을 준수하는 것이므로 높은 차원의 계율과 모순되는 낮은 차원의 계율을 준수하지 않더라도 죄를 짓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생명을 구해 주기 위해 거짓말하는 것은 항상 올바른가?
1. 도덕률 폐기론—거짓말 하는 것은 올바르지도 그릇되지도 않다. 객관적인 도덕 원리들이 존재하지 않고, 옳고 그름은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해야 한다.
2. 상황주의—거짓말하는 것은 때에 따라서는 올바르다. 이것은 한 가지 절대적인 법칙이 존재하는데 진실이 절대적인 법칙이 아니라 사랑이 유일한 절대적인 법칙이기 때문에 거짓말도 사랑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면 올바르다.
3. 일반주의—거짓말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나쁘다.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법칙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므로 일반적으로 거짓말하는 것은 나쁘지만 이 일반적 규범은 결과가 좋고 나쁘냐에 따라 파기될 수 있다.
4. 무조건적 절대주의—거짓말하는 것은 항상 나쁘다. 모순되지 않는 많은 절대적인 도덕 법칙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어느 하나도 파기해서는 안 된다. 진실은 이런 법칙이므로 모든 사람은 항상 진실만을 얘기해야 한다.
5. 갈등적인 절대주의—거짓말하는 것은 용서 받을 수 있다. 절대적인 도덕법칙과 불가피한 갈등을 겪을 때 우리의 도덕적 의무는 덜 나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생명을 구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후 절대적인 법칙을 어긴 데 대해 용서를 빌어야 한다.
6. 차등적인 절대주의—거짓말하는 것은 때에 따라서는 올바르다. 불가피한 모순이 생길 때 우리는 반드시 보다 높은 차원의 법칙을 따라야 한다. 하나님은 높은 차원의 법칙을 준수하기 위해 낮은 차원의 법칙을 어긴 데 따른 우리의 책임을 면제해 주신다. (***)
제 3 강 도덕률 폐기론
* 윤리 체계 1) 상대주의—도덕률 폐기론, 상황주의, 일반주의
2) 절대주의—무조건적 절대주의, 갈등적인 절대주의, 차등적인 절대주의
기독교 윤리는 하나님의 불변의 도덕적 본성에 확고하게 뿌리를 두고 있으므로
(레 11:45 말 3:6), 상대주의는 비기독교적이다.
1. 기본 신념
하나님이 부여한 도덕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무신론적인 견해
객관적인 도덕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도덕 기준은 개인의 주관적인 선택 이상의 것이 아니다.
영원한 도덕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도덕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바뀐다.
율법을 전면 부정하는 율법은 존재하지 않는다—율법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율법 없이 살아가려는 것뿐이다.
2. 종류
1) 고대의 도덕률 폐기론
가. 과정주의 (Processism)
ㄱ.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Heraclitus—누구도 똑같은 강을 두 번 건널 수 없다. 항상 새로운 물이 흘러오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항상 변화하는 상태에 있다.
ㄴ. Cratylus—똑같은 강을 한 번이라도 건넌 사람은 없다. 모든 것이 동일성이나 불변성을 갖고 있지 않다. 자기가 존재하는 것에 대해서조차 명확하게 알 수 없다고 했다.
ㄷ. 이러한 견해가 윤리에 적용되면 불변의 도덕 법칙은 존재할 수 없으며 모든 윤리적 가치는 상황에 따라 변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비판)
ㄱ. 모든 변화의 근저에는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불변의 로고스가 있다. 이 로고스는 절대적인 법칙으로서 모든 인간들이 그것에 기초해서 살아가야 한다.
ㄴ. 모든 것이 변화하며 변화하지 않는 것이 어디에도 없다면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따라서 모든 것이 항상 변화할 수는 없든지, 우리가 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알 수 없든지 둘 중의 하나이다.
나. 쾌락주의 (Hedonism)
ㄱ. 고대 Epicurus ( 342-270 BC) 학파는 “선의 본질은 쾌락이고 악의 본질은 고통이다”라고 주장했다.
ㄴ. 쾌락 (그리스어로 hedone)은 개인, 장소, 시대에 따라 상대적이다. 비행기 탑승, 음악, 취미 등이 사람에 따라 다 다르다.
ㄷ. 어떤 사람에게는 도덕적으로 올바른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릇된 것이 될 수 있다.
(비판)
ㄱ. 모든 쾌락이 다 선이라고 할 수는 없다. (ex. 가학적인 쾌락은 엄청난 악이다.)
ㄴ. 모든 고통이 다 악한 것은 아니다.
ㄷ. 선과 쾌락은 서로 다른 범주이다. 쾌락을 느끼고 있다고 해서 선하다고 할 수 없고,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해서 악하다고 할 수 없다.
ㄹ. 개인의 행복은 때에 따라서 상대적일 수 있지만 가치들은 그렇지 않다. (ex. 순교자들은 소중한 가치 때문에 고통을 겪었다.)
다. 회의주의 (Skepticism)
ㄱ. 중심 주장은 우리는 어떠한 최종적이고 확고한 결론도 도출할 수 없으므로 “모든 문제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라”는 것이다.
ㄴ. 엠피리쿠스(Empiricus)는 근대 철학자 David Hume과 마찬가지로 유명한 회의주의자였다.
ㄷ. 절대적으로 옳다고 여겨지거나 그르다고 여겨질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비판)
ㄱ. 철저한 회의주의자는 자기 기만적이다. 회의하고 있다는 사실도 회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ㄴ. 어떤 사실들은 회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ex. 자신의 존재)
ㄷ. 어떤 회의주의자도 자신의 회의주의를 일관되게 견지할 수 없다. (ex. 아내에 대한 사랑, 음식물의 필요성 등에 대해서 판단을 유보할 수 없다.)
2) 중세의 도덕률 폐기론
가. 의도주의 (Intentionalism)
ㄱ. 12세기의 Peter Abelard는 어떤 행동이 좋은 의도로 행해졌다면 옳은 행동이고 나쁜 의도로 행해졌다면 그릇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ㄴ. 겉보기에 나쁜 행동도 실제로는 훌륭한 행동이 될 수 있다. (ex. 안락사)
ㄷ. 행동의 옳고 그름은 행동한 사람의 의도에 따라 상대적이다.
(비판)
ㄱ. 지옥으로 가는 길도 선한 의도로 포장되어 있다. 히틀러도 열등민족을 뿌리 뽑으려는 선한 의도에서 학살을 자행했다.
ㄴ. 나쁜 의도는 항상 나쁘고 좋은 의도는 항상 좋다는 그릇된 가정에 입각해 있다. 나쁜 의도는 나쁜 행동을 초래하지 않더라도 나쁜 것이다. (ex. 살인 미수) 그러나 사회의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극빈자들을 죽이는 것은 그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나쁜 행동이다.
나. 주의주의 (Voluntarism)
ㄱ. 14세기의 사상가 Ockham은 모든 도덕 원리가 하나님의 의지로 귀착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하나님은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언제나 똑같이 결정하지는 않는다.
ㄴ. 오늘에는 도덕적으로 옳은 일이라도 내일에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ㄷ. 기독교 주의주의자들은 하나님의 의지가 불변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위안을 얻었지만 도덕들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확신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주의(主意) 주의는 도덕률 폐기론을 위한 길을 여는 데 일조를 했다.
(비판)
ㄱ. 하나님을 자의적이면서 본질적으로 선하지 않은 존재로 만들고 만다.
ㄴ. 하나님의 의지를 본성 이상으로 중시함으로써 하나님의 의지가 본성과 무관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보았다.
ㄷ. 하나님은 어느 때든지 자신의 생각을 바꿀 수 있으므로 하나님이 윤리적인 관심사에 대해 불변의 태도를 견지할 것이라는 사실을 보장하지 못한다.
다. 명목주의 (Nominalism)
ㄱ. Ockham 사상의 다른 한 측면으로 보편적인 실재나 본질은 존재하지 않으며 개별적인 사물들만 존재할 뿐이다.
ㄴ. 보편적 실재는 현실이 아닌 관념 속에서 개념으로 존재할 뿐이다.
ㄷ. 선이나 정의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개별적인 정의로운 행동들만이 있으며 정의 그 자체는 없다.
(비판)
ㄱ. 의미의 보편적인 형태나 본질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다른 언어로의 의미 번역이 있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의미가 번역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다.
ㄴ. 명목주의가 말하는 모든 선한 행동은 어떤 보편적 선에 관여해야만 선한 행동으로 치장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모든 선한 행동에 공통된 어떤 보편적인 선이 존재해야 한다.
ㄷ. 기독교인에게는 이러한 보편적인 선은 하나님의 도덕적인 성격이다. 이것을 부정하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기독교의 견해와 대립될 수밖에 없다.
3) 근대의 도덕률 폐기론
가. 공리주의 (Utilitarianism)
ㄱ. 쾌락주의를 토대로 Jeremy Bentham (1748-1832)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낳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는 원리를 정립했다. 그는 최대한의 행복과 최소한의 고통이라는 양적인 의미로 이해했다.
ㄴ. J. S. Mill는 공리주의를 질적으로 이해했다. 행복한 돼지보다는 불행한 소크라테스가 낫다. 왜냐하면 인생의 지적이고 미적인 특성들은 동물의 육적인 쾌락보다 질적으로 우워하기 때문이다.
ㄷ. 최대한의 쾌락을 가져다 주는 것에만 의존하는데 이 최대한의 쾌락이라는 것은 개인과 장소에 따라 서로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도덕 법칙은 없다.
(비판)
ㄱ. 목적 달성에 필요한 어떤 수단이든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시킨다. (ex. 1,800만명을 학살한 스탈린의 행위도 공산주의적인 유토피아의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정당화될 수 있다.
ㄴ. 공리주의자들조차도 보편적인 선을 회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서 보편적인 선의 실현에 최고 목적을 두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선의 개념을 도출할 수 없을 것이다.
ㄷ. 결과가 바람직하다고 해서 옳은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
나. 실존주의 (Existentialism)
ㄱ. Soeren Kierkegaard (1813-1855)는 기독교 사상가이자 현대 실존주의의 아버지로서 우리의 최고의 임무는 도덕 법칙을 초월하는 것이라고 주장함으로써 도덕률 폐기론이 등장할 수 있는 문을 열었다. 그는 신앙의 도약을 통해 윤리를 초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이삭을 죽이라는 명령과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
ㄴ. J. P. Sartre (1905-1980)는 비기독교 사상가로서 어떤 윤리적인 행동도 실제적인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어떤 사람이 혼자서 물을 마시는 것과 국가의 지도자가 되는 것은 궁극적으로 동일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의 일만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비판)
ㄱ.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일을 한다면 혼란만이 초래되어 누군가가 자기 자신만의 일을 하는 것을 방해할 것이다.
ㄴ. 자유로운 선택도 어떤 맥락이나 구조를 필요로 한다. 두 사람 이상이 함께 누릴 수 있는 절대적인 자유는 불가능하다.
ㄷ. 정당성이 없으면 그 어떠한 자유로운 행동도 존재할 수 없다.
다. 진화론 (Evolutionism)
ㄱ. Charles Darwin (1809-82), Herbert Spencer (1820-1903) , T. H. Huxley (1825-1895), Julian Huxley (1887-1975) 등은 진화론 내지 진화론적 윤리학을 전개했다.
ㄴ. 진화 과정을 돕는 것은 무엇이든 옳으며 진화 과정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든 잘못된 것이다. 줄리안 헉슬리는 진화론적 윤리학의 세 가지 원칙을 정립했다. 첫째, 항상 새로운 진화 가능성을 실현시키는 것은 옳다. 둘째, 그것을 완전하게 발전시키는 것도 옳다. 셋째, 사회 진화의 메커니즘을 세우는 것도 옳다.
ㄷ. Adolf Hitler는 “나의 투쟁” (Mein Kampf, 1924)에서 진화론적인 윤리를 제창했다. 그는 다윈의 자연도태나 적자생존의 원리를 인간 집단에 적용해서 진화를 통해 우등 민족인 아리안족이 창조되었는데 그 우등 민족을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그는 열등 민족은 도태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비판)
ㄱ. 우리는 어떤 토대 위에서 무엇이 목표인지를 결정하는가? 발전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생물학적으로 이해해야 하는가, 정치적으로, 문화적으로, 도덕적으로 이해해야 하는가?
ㄴ. 바람직한 발전이 실제로 올바른 발전임을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ㄷ. 진화 과정을 방해하거나 돕는다는 것을 누가 결정하는가?
4) 현대의 도덕률 폐기론
가. 정서주의 (Emotivism)
ㄱ. A. J. Ayer (1910-1970)는 모든 윤리적 진술은 정서적이라고 주장하였다. 즉 모든 윤리적 진술은 사실상 감정의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ㄴ. 살인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은 결국 살인을 싫어한다. 나는 살인이 잘못이라고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리적인 진술은 우리의 주관적 감정에서 우러난 충고일 뿐이다.
ㄷ. 하나님의 명령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개인 감정에 따라 상대적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에게 구속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객관적인 도덕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판)
ㄱ. 윤리적 진술은 규범적이지 않다는 것을 규정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ㄴ. 정서주의자들조차도 실제로는 주관적인 감정에 의해 모든 것이 규정된다는 것을 믿고 있지 않다. (ex. 사람들에게서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빼앗는 것은 잘못이라고 확신한다.)
ㄷ. 정서주의자들이 사기, 절도, 폭력, 고문 등에 반응하는 방식을 보면 그들도 이러한 행위가 잘못된 것으로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 허무주의 (Nihilism)
ㄱ. 독일의 무신론자 Friedrich Nietzsche (1844-1900)는 “하나님은 죽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를 죽였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하나님이 죽었을 때 모든 객관적인 가치도 그와 함께 소멸되었다고 했다.
ㄴ. 허무주의는 모든 객관적인 가치를 부정한다. 허무주의자는 모든 가치를 부정할 수 있는 자신의 권리를 중요시하고 다른 입장을 무시할 수 있는 자유를 중요시한다.
(비판)
ㄱ. 허무주의는 자기 파괴적이다.
ㄴ. 니체조차도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가치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 그는 기독교가 모든 종교 중에서 가장 타락한 종교라고 했는데 어떤 기준에 의해서 이런 판단을 했겠는가?)
다. 상황주의 (Situationism)
ㄱ. 모든 것은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상대적이다. 현대 윤리학자 조셉 플레처 (Joseph Fletcher)는 하나의 절대적인 윤리 규범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절대적인 도덕 원리들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ㄴ. 플레처는 항상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도덕 원리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따라서 모든 윤리적인 결정들은 편의적이고 상황에 따른 결정이다.
(비판)
ㄱ. 상황주의자에게는 가치 판단을 위한 여지가 없다. 절대적인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절대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분명히 자기파괴적이다.
ㄴ. 그들도 “원치 않는 아이가 결코 태어나서는 안 된다”든지, “사랑만이 항상 선이다”라는 보편적인 윤리적 진술을 하지 않을 수 없다.
ㄷ. 공리주의 한 형태이므로 공리주의가 받는 동일한 비판을 받아야 한다.
3. 도덕률 폐기론의 긍정적인 기여
1) 개인의 책임을 강조한다—윤리는 궁극적으로 개인 책임의 문제이다. 보편적 실재보다 개인을 더 강조한다. 개인의 책임이 집단 속에서 용해되는 것을 막는가. 누구도 자신의 도덕적 책임을 사회에 전가할 수 없다.
2) 정서적인 요소를 인정한다—모든 명령이 다 규정적이라고 할 수 없다. 그 가운데 일부는 정서적이다. 우리는 종종 우리 자신의 감정을 마치 하나님의 명령이기라도 하듯이 강력하게 표현한다. 하나님의 명령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
3) 인격적인 관계를 강조한다(ex. 실존주의)—단순한 규범적인 규칙보다는 인격적인 관계를 강조해 준다. 인간은 목적이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도덕의 또 다른 차원에 초점을 맞추어 준다. 우리는 먼저 인간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느껴야지 단순한 율법에 대한 책임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
4) 윤리의 유한한 차원들을 강조한다—절대주의자들은 마치 절대적인 원리들을 절대적으로 이해한 것처럼 행동함으로써 자신들의 견해를 과도하게 주장하고 있다. 유한한 인간은 무한자를 무한히 인식하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의 불변의 도덕 법칙을 항상 다르게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함으로써 윤리의 상대적인 차원을 강조함으로써 균형을 이루었다.
4. 도덕률 폐기론 일반에 대한 비판
1) 자기기만적이다—상대주의자들은 사실상 자기들만이 갖고 있는 절대적인 것을 고수하면서 그밖의 것들을 상대화하려고 한다. 누구도 지렛대를 놓을 곳이 없으면 세계를 움직일 수 없다.
2) 너무나 주관적이다—적용에는 주관적인 요소가 있지만 그 자체는 객관적이다. 순수 주관적인 윤리는 규칙 없는 경기와 같다.
3) 너무나 개인주의적이다—모든 사람을 구속하는 도덕 법칙이 없으므로 심판 없는 경기와 같다. 그래서 스스로 심판이 된다.
4) 비효과적이다—객관적인 도덕 법칙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개인 간의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각자의 서로 다른 기준에 호소하는 것은 불충분하다.
5) 비합리적이다—서로 대립하는 도덕 의무들 모두가 동등한 구속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제 4 강 상황주의
Joseph Fletcher 1974. 상황윤리 (Situation Ethics)
Emil Brunner, 1947. 신의 명령 (The Divine Imperative)
Reinhold Niebuhr 1932. 도덕적인 인간과 부도덕한 사회 (Moral Man and Immoral Society)
John A. T. Robinson 1963. 신에게 솔직히 (Honest to God)
1. 상황주의란 무엇인가?
플레처의 상황주의는 법칙 없는 상대주의도 아니고 율법적인 절대주의도 아닌 확고한 단일규범을 주장한다. 따라서 여기서는 상황주의를 단일 규범의 절대주의로 다룰 것이다. 플레처는 모든 것에 대해 단 하나의 법칙인 사랑의 율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1) 율법주의와 도덕률 폐기론의 사이에 존재한다.
가. 율법주의자—결정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여 일련의 예정된 법칙과 규율에 얽매여 있는 자로서 율법의 정신보다는 율법의 문구가 우세하게 작용한다. 후기 마카비파 바리새인들은 613개 또는 621개의 율법으로 미리 무장하고 모든 상황에 적용했다. 동성애자들을 돌로 쳐 죽인다거나 화형에 처했던 유대교나 고전적인 천주교가 여기에 속한다.
나. 도덕률 폐기론자—도덕적인 판단을 단지 순간적인 상황에만 의지하는 임의적이고 극단적인 윤리로서 천리안적인 양심을 주장하기도 한다. 플레처는 그 예로서 무율법을 주장하는 신약의 자유주의자들, 초기 영지주의(체험과 유전을 앞세워 영적지식을 신앙보다 앞 세움)의 ‘특별한 지식’(Gnosis), ‘영적인 능력’을 주장하는 현대의 도덕 재무장 운동,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어떤 윤리 행동도 실제적인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 어떤 사람이 혼자서 물을 마시는 것과 국가의 지도자가 되는 것은 궁극적으로 동일하다)를 들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든 도덕 법칙을 부인하고 사랑의 규범까지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다. 상황주의자—사랑이라는 유일한 무기로만 무장하고 모든 윤리적 갈등을 해결한다. 사랑하라는 명령만이 절대적으로 선하다. 사랑 안에서 의무적으로 행하라. 율법주의자들은 법칙을 우상화하고 도덕률 폐기론자들은 그것을 거부하는 데 반해 상황주의는 법칙을 활용한다.
2) 상황주의의 전제 조건
상황주의의 네 가지 실행원리가 있다. 플레처의 견해는 전적으로 상대적이라든가 비규범적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절대적인 사랑이라는 규범의 구조 내에서 다른 모든 것이 실용적이며 상대적이며 실증적이며 인격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가. 실용주의—윤리 상의 문제를 추상적이고 언어적으로만 해결하는 것을 경멸하고 오히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해답을 찾는 것을 말한다. 플레처는 사랑을 위해 활동하거나 충족시키는 행위가 옳은 행위라고 주장했다.
나. 상대주의—절대적인 것은 단 하나밖에 없고 다른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전략이 실용적이므로 전술은 상대적인 것이다. 기독교적 상황주의에서 궁극적인 표준은 아가페적 사랑이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기타 모든 것이 한 가지 규범에 대해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 실증주의—자연주의의 반대 개념으로서 사람이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지 가치를 자연으로부터 추론해 내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정서주의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도덕 가치가 인간 생활을 위한 규정이라기보다 인간 감정의 표현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윤리적인 실증주의는 증명을 요하지 않고 정당화를 추구한다. 기독교적 사랑의 규범에서만 다른 모든 도덕 규범들이 그 궁극적인 정당성을 찾을 수 있다.
라. 인격주의—인간의 표현 양태만이 도덕 가치인 것이 아니라 인격들도 궁극적인 도덕 가치이다. 사물은 사용의 대상이고 사람은 사랑의 대상이다. 반대로 사물을 사랑하고 사람을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도덕의 왜곡이다. 인격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어야 한다.
마. 요컨대, 상황주의란 사람들에게 선을 행하는 실용적인 전략, 상대적 전술, 실증적인 태도, 인격적인 가치 중심을 가진 윤리이다.
3) 상황주의의 명제
가. 본래적으로 선한 것은 사랑뿐이다—사랑은 하나의 태도이지 속성이 아니다. 사랑은 인격이 베푸는 어떤 것이며 또 인격만이 받아야 하는 그 무엇이다. 플레처에 의하면 하나님의 형상은 이성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한다. 사랑과 인격성은 하나님과 인간의 독특한 유사성을 구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본래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유일하게 인간적인 것은 사랑이며 바로 이것이 사람을 하나님처럼 만든다. 사랑의 반대는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다. 증오는 상대방을 인격(person)으로 취급하지만 무관심은 사물(objects)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플레처는 사랑으로 거짓말을 했다면 용서 받을 수 있는 악이 아니라 적극적인 선이라고 했다. 사랑이 진실과 배치된다 하더라도 사랑은 진실된 것이다. 사랑이 본질적으로 선한 것이므로 사랑을 위한 행위는 그 어떤 것이라도 선이다 (ex. 고문 도중 친구를 배반하지 않기 위해 자살하는 것도 옳은 일이다).
나. 기독교인의 결정을 지배하는 규범은 오직 사랑뿐이다—율법을 따른다 하더라도 그것은 사랑을 위한 것이다. 율법을 위하여 사랑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위하여 율법을 따르는 것이다. 플레처는 예수님이 모세의 율법과 십계명을 한 마디로 사랑이라고 요약한 것을 상기시킨다. 사랑 외에는 어떤 다른 보편 법칙도 없으며 다른 모든 율법은 사랑에 의해 파기될 수 있다. 기독교의 사랑은 낭만적인 사랑 (eros)이나 우정 (philia)이 아니라 희생적인 사랑(agape)이다.
다. 정의는 분배된 사랑이므로 사랑과 정의는 동일한 것이다—정의가 다른 이들에게 응당 치러야 할 것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면 사랑은 응당 치러야 할 그 어떤 것이다. 사랑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정의를 베푸는 것이다. 정의란 두뇌를 사용하는 사랑이다. 현재만이 아니라 장래의 결과까지 예상하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기독교 윤리는 사랑을 위하여 법과 질서를 받아들이지만 무죄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 폭력을 정당화하기도 하고, 불공정한 민법에 순종하지 않을 도덕적인 책임도 가져야 할 때가 있으며, 국가가 사랑의 범위를 벗어났을 때 혁명을 요구할 수도 있다.
라. 사랑은 우리가 이웃을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든 이웃의 이익을 꾀한다—에로스에서는 욕구가 사랑의 원인인데 반하여 아가페에서는 사랑이 욕구의 원인이 된다. 에로스는 이기적이어서 최초의 관심도, 최후의 관심도 자기 자신에 관한 것이며, 필리아는 상호보완적이어서 받는 만큼 주는 것이다. 반면에 아가페는 이타적이어서 보답의 요구 없이 주기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다. 플레처는 이것을 네 가지로 해석한다. 첫째, 자기 몸을 사랑하는 만큼 이웃을 사랑하라. 둘째, 제 몸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다른 이도 사랑하라. 셋째, 자신을 사랑하는 식으로 정직하고 올바르게 이웃을 사랑하라. 넷째, 자신을 사랑하는 대신에 이웃을 사랑하라. 즉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위해 우리 자신을 사랑한다면 잘못된 것이지만 하나님이나 이웃을 위해 자신을 사랑한다면 옳은 일이다.
마. 목적만이 수단을 정당화한다—사랑의 행위 외에 본래적으로 선한 행위는 하나도 없다. 그러므로 어떤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 행위가 사랑하는 의도와 목적을 위해 행해지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목적이라도 모든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사랑의 목적만이 모든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것을 뜻한다 (ex. 살인자의 권총을 훔친다거나 정신분열증 환자의 치료를 위한 거짓말 등).
바. 사랑의 결정은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적으로 정해진다—사랑의 규범과 주어진 상황에서의 상이한 원칙 적용을 강조한다. 사랑이 어떤 특별한 행위 과정이라고 미리 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처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실존적인 특수성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상황주의자들에 의하면 일반적인 목적과 이유는 절대적이지만 방법은 상대적이라고 생각한다 (ex. 간음이 나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글쎄요. 실례를 들어보아야 알 수 있습니다 라고 대답).
4) 사랑 규범의 적용
가. 이타적 간음—두 아이의 엄마였던 독일 여자가 2차 대전 중 소련군의 포로가 되었다. 포로수용소의 규율이 임신할 경우에만 독일로 돌려보내는 것이어서 수용소 감시인에게 임신시켜 달라고 해서 귀국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가족들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녀의 간음은 가족을 위한 희생이 아니었는가?
나. 애국적 매춘—미 정보국의 여성이 성을 사용해서 적의 스파이를 잡을 수 있도록 유혹하라는 명령을 받고 거부하다가 그것이 조국을 위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말을 듣고 매춘 행위를 했다. 그러면?
다. 희생적인 자살—어떤 사람이 가족의 재산을 다 날려 버릴 만큼의 비싼 병원비를 써서 3년을 더 살 수 있는 길과 입원을 거절하여 죽음을 앞당기는 방법이 있을 때 후자를 선택한 경우는? 동료들을 배신하지 않기 위해서 자살을 선택한 경우는?
라. 용인할 수 있는 낙태—강간을 당해서 임신하게 된 정신분열증 환자의 경우는? 포로수용소에서 임신하면 산모들이 불에 태워질 때 한 의사가 3,000명의 유대인 여성들에게서 낙태 시술을 한 경우는?
마. 자비로운 살해—불타는 비행기 속에서 절망적으로 갇혀서 총으로 쏘아주기를 간청할 때? 히틀러를 암살하는 것? 적군에게 발각되어 죽는 것을 면하기 위해 우는 아이를 질식시키는 것은? 너무 많이 탄 구조 보트에서 모두가 죽는 것을 막기 위해서 몇 사람을 물 속으로 던져 버리는 행위는?
2. 상황주의에 대한 평가
1) 장점
가. 그것은 규범적인 입장이다—플레처는 윤리에 대해서 규범적으로 접근하였다. 기독교적인 결정을 지배하는 규범은 사랑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라는 명제를 제시했다. 의미 있는 윤리에는 규범이 필수적이다. 규범이 없으면 윤리적 결정에 객관적인 기반이나 지침이 없게 된다.
나. 그것은 절대주의이다—오직 사랑만이 행동을 정당화한다. 사랑이 아닌 다른 모든 규범에는 결코, 항상 따위의 말을 붙일 수 없다. 기독교의 상황윤리는 구속력 있고 예외가 없으며 환경에 관계 없이 항상 선하고 정당한 단일 규범인 아가페적 사랑을 갖고 있다.
다. 그것은 규범의 충돌 문제를 해결한다—어떤 도덕적인 딜레마도 충돌과 긴장의 상태에 두지 않고 사랑이라는 단일 규범에 의거하여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항상 해결할 수 있다. 상황주의는 상충하는 두 개의 절대적이거나 보편적인 규범을 갖는 딜레마에 결코 직면하지 않는다.
라. 그것은 다른 환경에 대해 적절한 가치를 부여한다—옳고 그른 것에 영향을 미치는 윤리적인 결정의 상황이나 여건에 주의를 기울인다. 도덕적인 상황이나 여건을 고려하지 않는 윤리는 율법적이거나 비인간적이다.
마. 그것은 사랑과 인격의 가치를 강조한다—아가페적인 사랑을 강조하는 것은 신자에게나 불신자에게나 좋은 것이다. 사랑의 강조는 하나님의 형상인 인격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타인들은 그 자체가 목적이며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2) 단점 (단일 규범적인 상황주의의 부적합성)
가. 단일 규범은 너무나 일반적이다—사랑의 규범처럼 폭넓고 일반적인 규범은 전혀 규범이 없는 경우보다 나을 것이 별로 없다. 광범위한 융통성은 규범 자체를 모호하게 한다. 그래서 플레처 자신도 사랑이 우리를 내용 없이 지배하는 형식원리라고 했다. 사랑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추상적일 수 있다.
나. 상황은 사랑의 의미를 결정하지 못한다—사랑의 의미는 상황과 여건에 의해 완전히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의해 단순히 조절될 뿐이다. 환경은 그 환경을 판단하는 규범을 구성하지 못하고 단지 영향을 미칠 뿐이다. 사실 상황이 무엇이 올바른가를 결정하지 못한다. 하나님만이 그렇게 하실 뿐이다. 플레처도 상황이 규범의 의미를 완전히 결정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상황에 앞서서 사랑이 의미하는 바는 어떤 실존적인 특수성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알려진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미리 알려진 것은 특별한 환경에서 잘못된 것으로 판명될 수도 있다.
다. 보편적인 규범이 많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상황주의가 다수의 보편적인 규범의 가능성을 제거해 버리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플레처는 다수 규범의 입장은 율법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다수 규범의 윤리가 반드시 율법주의적인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규범의 본질, 규범 상호 간의 관계, 생활에 적용되는 방법 등이 문제이다. 둘째, 많은 보편적인 규범들이 있을 가능성을 논리적으로 증명할 수가 없다.
라. 다른 보편적인 규범이 가능하다—플레처의 단일 규범에 반대되는 여러 보편적인 규범들이 있다는 것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플레처가 사용하는 규범에 반대하여 다른 단일 규범을 설정할 수도 있다 (ex. 자비, 성실 등)
마. 다규범의 윤리가 변호될 수 있다—사실 보편적인 구속력을 갖는 도덕 법칙은 많은 것 같다. 강탈, 폭행, 배신, 살인, 강간 등을 금지하는 것은 거의 공통적이다.
바. 플레처는 사실 공리주의자이다—그의 단일 규범적인 절대주의는 일반주의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고, 최대 다수의 최대 사랑을 확신하고 있지만 최종적인 결과에 대해서 우리는 알 수 없으며 목적이 올바르다고 모든 행동이 올바른 것은 아니다.
3) 요약 및 결론
상황주의는 유일한 도덕 법칙인 사랑의 원리가 실제로는 공허하고 형식적인 원리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상황에 미리 앞서, 혹은 상황과는 별도로 파악될 수 있는 내용을 갖고 있지 않다. 상이한 상황들만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사실상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볼 때, 유일한 도덕 법칙은 결코 도덕 법칙이 아니다. 공허한 절대 법칙은 결코 절대 법칙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 5 강 일반주의 (Generalism)
1. 일반주의란 무엇인가?
몇 가지 일반 법칙은 존재하지만 절대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공리주의자들은 여기에 속해 있으면서 도덕률 폐기론에 공헌했다고 볼 수 있다. 공리주의자들은 개인의 어떤 행위가 과연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에 윤리 규범들이 도움을 준다고 믿는다는 점에서 도덕률폐기론이라고 보기 어렵고, 본래적인 가치를 갖는 보편적인 규범들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절대주의가 아니다. 공리주의자들은 행위가 본질적이고 보편적인 가치에 의해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들에 의해서 평가된다고 믿었다.
2. 벤담의 양적 공리주의
벤담은 그의 저서 “Introduction to the Principles of Morals and Legislation, 1759”에서 고대 쾌락주의에서의 쾌락 산출 방식을 공리주의의 입장으로 발전시켰다.
1) 유용성의 원리 (The Principle of Utility)
가. 자신의 이익을 문제시하는 그 모든 사람들의 최대 행복이 인간 행위의 유일하게 정당하고 적절하며 보편적으로 추구할만한 목적이다.
나. 어떤 한 행동이 공동체의 행복을 감소시키는 경향성보다 그것을 증대시키는 경향성이 더 클 때 우리는 그 행동을 유용성의 원리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2) 쾌락의 산출
가. 강렬성, 지속성, 확실성 (불확실성), 친근성 (이원성), 다산성 (한 종류에서 다른 것들을 생산할 가능성), 순수성 (반대되는 종류의 감각을 일으키지 않을 가능성), 확장성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의 수)
나. 합산해서 쾌락의 양이 고통의 양보다 더 많게 조화된 상태는 행위에 선한 경향을 부여하고 쾌락보다 고통이 많으면 행위에 악한 경향을 부여한다.
다. 벤담은 “그렇다고 반드시 모든 도덕 판단이나 법률 시행 이전에 이 과정이 추구되어야 한다고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 이유는 심리적으로나 수리적으로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규범의 필요성이 명백하다.
3. J. S. Mill 의 질적 공리주의
1) 쾌락은 질적으로 규정된다
가. 쾌락들은 강렬성, 지속성 따위에 의해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질적인 차이가 있어서 가치의 높낮이가 있다.
나. 어떤 지성인도 결코 바보가 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만족한 돼지가 되느니 차라리 불만족한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낫다.
다. 문명화된 쾌락들은 비문명화된 쾌락들보다, 지적인 쾌락들은 감각적인 쾌락들보다 더 높은 수준의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최대 다수를 위해 가장 수준 높은 쾌락을 추구해야 한다—따라서 규범들이 필요하다.
2) 쾌락은 규범적으로 결정된다
가. 밀은 정직성의 규범을 언급한다.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가져온다.
나. 인류는 오랜 세월 동안 경험을 통해 행위들의 선악 간의 경향성을 익혀 왔다. 이런 신념들은 그보다 더 나은 신념이 발견될 때까지 그들의 도덕률이 된다.
다. 사회적인 선을 극대화하도록 인간의 결정들을 유도하는 정당한 도덕적 규칙들과 신념들은 보다 큰 선이 위험에 처해질 때 유용성의 원리 (최우선의 원리)에 의해 위반되거나 개선될 수 있다. 즉 절대적인 규범은 없으나 일반적인 규범은 많다.
3) 예외의 문제
밀은 자신의 견해가 유용성을 위해 도덕률을 무차별 위반하려는 유혹을 일으키는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서
가. 이 비판은 모든 도덕 체계에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행동 규칙이 어떤 예외도 필요치 않을 정도로 꽉 짜여질 수 없다는 사실은 어떤 교의에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복잡한 인간사에 기인한다.
나. 지성과 덕성으로써 예외들의 오용을 극복해야 한다.
다. 예외들은 예외로서 인식되어야 하며 그것들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4. G. E. Moore: 일반적 규칙들과 보편적 복종
1) 공리주의자
가. 행위 공리주의자들 (The act-utilitarians)—모든 윤리 행위는 반드시 그 결과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
나. 규칙 공리주의자들 (The rule-utilitarians)—규칙을 어긴 결과들이 나쁘기 때문에 규칙들을 절대로 위반해서는 안 된다.
다. 무어는 이 두 가지를 절충했다.
2) 규칙들은 일반적으로만 타당할 뿐이다
가. 무어에 따르면, 도덕적으로 이것을 완수할 책임이 있다는 것은 이것이 가장 많은 선을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나. 윤리적인 법칙은 과학법칙이 아니라 과학적인 예보의 성격을 가졌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이런 상황 속에서 이렇게 행동하면 대체로 최선의 선이 따르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상황들이 개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가능성 이상으로 더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
다. 살인, 절제, 약속 이행, 순결 등은 보편적으로 악하거나 선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이고 조건부적인 규칙에 불과하다.
3) 어떤 일반적인 규칙들은 결코 위반해서는 안 된다
가. 무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참이라고 규정한 규칙을 절대로 거역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나. 대부분의 경우에 특정한 법칙을 준수하는 것이 확실히 유용하다면 어떠한 경우라도 규칙을 위반하는 것은 틀림없이 나쁜 일일 것이다.
다. 특별한 경우에 있어서 결과들과 그 가치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대단히 불확실하게 때문에 자신의 경우 아마도 그 결과가 좋을 것이라는 개인의 판단은 확실히 그러한 행위가 나쁘다고 말하는 일반적인 가정에 대항해서 성립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라. 항상 준수해야 하는 무어의 일반 규칙들은 오직 그 결과들에 의해서 정당화되기 때문에 실제로 절대적인 의미에서의 규범적인 보편 개념이 못 된다. 무어는 본래적인 가치가 있는 행위란 없으며 모든 행위들은 결과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고 분며이 말한다.
5. J. Austin: 어떠한 일반적 규칙도 위반해서는 안 된다 (법칙 공리주의자)
* 무어—오직 어떤 규칙들은 그것들의 일반적인 유용성 때문에, 사람이 자기의 경우가 합법적인 예외인지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합법적인 예외라 할지라도 규율에 대해 예외를 만듦으로써 다른 상쇄하는 나쁜 결과와 영향들이 유발되기도 하기 때문에 결코 위반되어서는 안 된다.
* 어스틴—어떤 행위가 행하여질 경우 일반적으로 나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그런 행위들에 관한 규칙들은 결코 위반해서는 안 된다.
1) 규칙들은 일반적인 결과에 따라서 정당화된다
가. 규칙 준수의 정당성이 오직 그 규칙의 준수가 가져다 주는 좋은 결과들에 있다는 점에서 어스틴은 공리주의자이다.
나. 규칙들은 그것을 준수함으로써 보다 큰 선을 가져 올 때, 그리고 그것을 위반함으로써 사회에 보다 큰 악을 가져올 때 비로소 정당화된다.
2) 보편적인 규칙의 준수는 일반적인 결과에 의해 정당화된다.
가. 만약 우리가 어떤 특별한 행위나 개별 행위가 갖는 경향을 살피려고 한다면, 우리는 그 행위를 고립된 단일한 것으로 파악해서는 안 되며 그 행위가 속해 있는 같은 부류의 행위들을 살펴야 한다.
나. 일반 규범들은 일반적으로 준수되고 또 일반적으로 유용할 경우에만 준수될 수 있다.
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절도라는 특정행위가 가진 유용성을 이유로 부자 이웃의 물건을 훔쳐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도둑질이 일반적이라면 그 결과는 사회에 대해 재난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어떤 선한 목적에 쓰기 위해서라도 결코 탈세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정직한 납세가 정부의 존재를 위해서는 필수적이고 사회 구성원들이 그것이 주는 보호를 누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라. 한 다스나 한 스코어의 처벌로 수많은 범죄들이 방지되기 때문에 개별적인 벌은 일반적인 관례의 좋은 결과에 의해서 정당화된다.
6. 일반주의에 대한 평가
1) 일반주의의 장점
가. 규범들의 필요성—공리주의적인 목적들도 그 목적들을 획득하기 위한 규범적인 수단을 필요로 한다. 누적된 인류의 경험에서 이끌어 낸 규범들이나 규범적인 근거들이 없이는 한 개인의 행위가 먼 훗날에 미치는 결과를 결정할 수 없게 된다.
나. 상치하는 규범들에 대한 해결책—일반주의의 입장은 진실을 말하는 것과 생명을 구하는 것 사이의 대립이 있을 때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왜냐하면 절대적인 목적 (최대 다수의 최대 선)은 오직 하나뿐이며 규칙과 규범 같은 모든 수단들은 그 목적에 대해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ex. 거짓말이 일반적으로 나쁘더라도 생명을 구한다면 옳은 것이 될 수도 있다.)
다. 위반할 수 없는 하나의 규범—일반 규율을 위반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특별한 예외가 있다 하더라도 생명 구원이나 약속 이행 등과 같은 규칙을 결코 위반해서는 안 된다. 행동에 있어서 의미 있고 위반할 수 없는 규범들을 갖고자 하는 그들의 욕구는 칭찬할 만하다.
2) 일반주의의 단점
가.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하지 않는다—게르만 민족을 보다 완전한 민족으로 만들겠다는 히틀러의 목표는 옳았지만 그 수단은 옳지 못했다.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는 닉슨 대통령의 목적은 고귀한 목적이었지만 도청이라는 수단은 정당화되지 않는다. 파멸에 이르는 길이 선한 의도로 덮여 있다 (잠 14:12 롬 6:1).
나. 일반주의는 보편적인 규범을 전혀 갖지 못한다—실제적인 근거에서 항상 따라야 하는 일반적인 규범과, 항상 순응함이 본질적으로 옳은 참으로 보편적인 규범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일반주의자들이 일반적인 유용성 때문에 일반 규범들을 위반하지 않으려 해도 규칙 자체는 본질적으로 위반할 수 없는 것이 아니므로, 항상 따라야 할 의미 있는 규범들을 찾을 수 없다.
다. 공리주의적인 행위들은 전혀 본래적 가치를 갖지 않는다—사실상 어떤 행위도 그것으로부터 좋은 결과가 생겨지 않으면 본래적으로 선한 것이 아니다 (ex.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시도도 그 사람이 구원되거나, 그로부터 다른 선이 생겨날 때에만 가치를 갖는다. 가난한 자에게 전달 되지 않는 자선 행위는 선한 행위가 아니다).
라. 절대적 규범의 필요성—규범들 간의 대립을 해결할 수 있는 절대 규범을 갖지 않고 서로 대립하는 일반 규범들을 일관성 있게 견지한다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공리주의자들도 규범들 간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목적 (최대 선)에 호소해야 할 필요성을 주장한다. 이러한 사실 자체가 궁극적인 원리 내지는 절대적인 원리의 필요성을 말해 준다.
마. ‘목적’은 애매모호한 말이다—일반주의자들의 윤리는 궁극적으로 최상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궁극적’이란 말은 얼마나 오랜 기간을 의미하는지 모호하다. 또한 궁극적인 최대의 선을 양적으로 이해해야 할 것인지 질적으로 이해해야 할 것인지 모호하다. 목적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고 말했는데 ‘소수의 권리’라는 면에서 보면, 최대 선은 다수의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바. 윤리적 규범의 필요성—일반주의도 절대적인 규범들의 필요성을 부인하지 못한다. 축적된 인간의 경험은 궁극적인 기준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공리주의에서는 목적은 행동판단의 규범의 기능을 한다.
7. 요약 및 결론
1) 도덕률 폐기론과는 대조적으로 일반중의는 구속력 있는 도덕 원리들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절대주의와는 대조적으로 일반주의는 이러한 도덕 법칙들 가운데 그 어느 것도 절대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2) 일반주의자는 모든 도덕 원리는 예외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도덕적 갈등을 쉽게 해결한다.
3) 그러나 그런 견해는 도덕률 폐기론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
제 6 강 무조건적 절대주의
무조건적 절대주의는 예외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도덕적인 절대가 존재하며 이러한 것들은 결코 모순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1. 성 어거스틴의 무조건적 절대주의
1) 거짓말에 대한 어거스틴의 반증
가. 진실을 말하는 것은 절대적인 진리이다.
나. 강도를 모면하거나 목숨을 유지하기 위한 거짓말도 금지된다.
다. 또 다른 죄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한 가지 죄를 범하는 것도 죄다.
라. 영혼과 육체의 순결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양자 모두가 보호 받을 수 없을 때에는 육체를 희생해서라도 영혼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 무조건적 절대주의를 입증하기 위해서 성경 및 외경에서 많은 구절들을 인용했다.
2) 난해 구절들에 대한 어거스틴의 취급
가. 히브리 산파들의 거짓말 (출 1장), 라합의 거짓말 (수6:25 히11:31)—거짓말 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비로웠기 때문에 복을 주신 것이다.
나. 롯이 자기 딸들을 소돔인들에게 내어 주려 한 일 (창 19:8)—첫째, 다른 사람이 더 큰 죄를 범하는 것이 두려워서 자기 스스로가 죄를 범해서는 안 된다. 둘째, 롯이 죄를 범한 것이 아니라 소돔인들이 자기 딸들을 강간함으로써 죄를 짓도록 단지 허용한 것이다.
다. 아브라함이 사라를 자기 누이라고 속인 일—진실을 은폐했을 뿐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사촌 누이).
라. 야곱이 아버지 이삭을 속인 일—야곱이 자기 어머니가 아버지를 속이려는 듯한 명령을 내렸을 때 했던 행위는 거짓말이 아니라 신비 (Mystery)였을 뿐이었다.
마. 엠마오 도상의 제자들에게 속마음과는 달리 더 멀리 가려는 것 같이 하심—거짓말이 아니라 교육이었다.
바. 약간의 거짓이 개입되더라도 속마음이 올바르다면 결코 거짓말하는 것이 아니다.
2. 칸트의 무조건적 절대주의
1) 보편적인 도덕 의무
가. 칸트는 절대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위해서 지켜야 할 보편적인 도덕 의무를 定言的 命令(Categorical Imperative)이라고 불렀다.
나. 거짓말하거나 살인하는 것은 보편적으로 나쁜 것이다. (증명) 누구든지 거짓말 (살인) 한다면 모두가 거짓말 (살인)을 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고, 결국에는 진리 (살인의 대상)이 남아 있지 않게 될 것이다. 따라서 거짓말 (살인)은 어떤 경우에도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2) 무조건적 절대주의의 세 가지 근거
가. 도덕 의무는 본질상 어떤 예외도 인정하지 않는다. 뉴튼의 만유인력 법칙과 마찬가지로 도덕 법칙에도 예외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 도덕 의무는 본유적인 것이며 비본유적인 것이 아니다.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본유적으로 선한 행위이고 거짓말하는 것은 본유적으로 악한 행위이기 때문에 선한 거짓말이란 결코 존재할 수 없다.
다. 도덕 의무는 도덕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의무로서 설정하는 것이 절대 필연적이다. 사회는 법칙 없이는 기능할 수 없으며 법칙은 법칙이기 위해서 보편적이어야 한다.
3) 생명을 구하기 위한 거짓말은 항상 잘못이다
가. 아무리 그 의도가 선하다고 하더라도 거짓말한 사람은 그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 왜냐하면 항상 진실을 이야기 하라는 것은 이성의 신성하고 무조건적인 명령이며 그 어떤 편법에 의해 제한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나. 모든 사회적 의무는 도덕적인 계약인데 진실은 모든 계약의 토대이다. 서로의 말에 대한 상호 신뢰가 없다면 계약도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진실은 모든 사회적 의무의 토대이다.
다. 진실을 이야기할 의무는 사람에 따른 차이가 없고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하는 무조건적인 의무인 것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을 진실로 대하는 것은 의무이다.
3. 존 머레이의 무조건적 절대주의 (Principles of Conduct 1957)
1) 하나님의 율법은 절대적이다—하나님은 진실되고 결코 거짓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도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마 5:48)
2) 거짓말하는 것은 항상 나쁘다—우리는 하나님이 거룩하기 때문에 거룩해야 하는 것처럼 하나님이 진실하기 때문에 진실해야 한다.
3) 성경에 있는 거짓말—성경 자체는 물론 성경으로부터 신학적인 추론도 라합의 비진실성을 변호해 주지 못하며 이러한 사실은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는 우리가 거짓말을 떳떳하게 해도 된다는 입장을 지지해 주지 않음을 알게 된다.
4) 중요한 한 가지 제안—모든 거짓말이 잘못이라고 확신하고 있지만 모든 의도적인 기만이 당연히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는 않다. 예를 들면, 군인이 작전을 펴다 보면 거짓말을 하지 않고서도 적군이 잘못된 결론을 내리도록 유도해야 할 때가 있다.
4. 하나님의 섭리
1) 무조건적인 절대주의는 또 다른 전제, 즉 하나님의 섭리라는 전제 위에 서 있다.
2) 사람은 명백한 도덕적 딜레마에 봉착할 경우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항상 ‘제 3의 선택’을 한다. (ex. 다니엘—고기와 술—하나님의 율법 위반—제 3의 대안, 채소와 물)
3) 나는 진실을 이야기하고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겠다. (ex. Corie ten Boom의 가족들이 나치에게 유대인들이 ‘책상 밑에 있다’고 이야기했는데도 유대인들은 책상 밑 마루 밑에 있었기 때문에 나치들이 발견하지 못함)
5. 무조건적인 절대주의의 요약
1) 하나님의 불변의 성격은 도덕적 절대들의 토대이다.
2) 하나님은 율법 속에서 자신의 불변의 도덕적 성격을 표현해 왔다.
3) 하나님은 자기 자신과 모순되지 않는다.
4) 따라서 절대적인 도덕법칙이 두 개가 존재한다 할지라도 양자는 결코 서로 대립하지 않는다.
5) 모든 도덕적 갈등들은 겉으로만 그러할 뿐 실재하지는 않는다.
6. 무조건적 절대주의의 긍정적인 측면
1) 무조건적 절대주의는 하나님의 불변의 본성에 기초하고 있다—사실 절대적인 도덕 명령자가 없다면 절대적인 도덕 명령들이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2) 무조건적 절대주의는 결과보다는 규범을 강조하고 있다—규범이 결과를 규정하지 결과가 규범을 규정하지 아니한다. 결과에 상관없이 올바른 일은 어디까지나 올바른 일이고 잘못된 일을 어디까지나 잘못된 일이다.
3) 무조건적 절대주의는 하나님의 섭리를 굳게 믿고 있다—에스더의 죽으면 죽으리라는 용기 (에 4:16), 다니엘의 세 친구의 ‘우리 하나님이 건져 내시리이다’라는 믿음의 예를 보라. 기독교인은 하나님이 규범을 만들었으므로 우리의 의무는 단지 규범을 준수하고 그 결과를 하나님께 맡겨두는 것뿐이다.
4) 죄를 짓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항상 존재한다—우리가 반드시 준수해야 할 도덕법칙과 의무를 만든 하나님의 목적은 우리로 하여금 죄를 짓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어느 한 가지 죄를 피하기 위해서 다른 죄를 범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은 그것에 대한 ‘제 3의 대안’을 이미 세워 놓았다.
7. 무조건적 절대주의의 부정적인 측면
1) 몇몇 반박 가능하거나 잘못된 전제들
가. 영혼의 죄가 육체의 죄보다 무거운가?—어거스틴에 의해 설정된 플라톤적 전제로서 잘못된 이분법에 근거하고 있다. 이 전제가 옳다면, 선의의 거짓말이나 사소한 악한 생각은 살인이나 폭력보다 훨씬 나쁜 것이 될 수 있다.
나. 생명을 구원하기 위한 거짓말은 자비와 구분할 수 있는가?—어거스틴은 하나님은 자비에는 복을 주시지만 거짓말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자비가 표현되고 정탐꾼들이 구원 받았던 것은 거짓말이라는 수단에 의해서였다. 단 하나의 행동(거짓말 포함)만이 존재했으며 그것은 하나님에 의해 찬양되었다.
다. 본유적으로 선한 행위란 존재하는가?—어거스틴은 몇 가지 행위는 사람의 의도나 동기와는 상관 없이 본질적으로 선하다고 주장하였다. 만약 그렇다면 도둑질이나 거짓말이 항상 나쁜 것이 된다. 그렇지만 동물이나 바보에 의한 살인행위는 도덕적으로 그릇된 것인가? 인간의 살인 행위만이 도덕적으로 그릇된 것이라고 하거나 바보들이 자기 해위를 도덕적으로 책임질 수 없으므로 인간이 아니라는 주장은 불충분한 주장이다.
라. 거짓말은 의도 없이 규정될 수 있는가?—어거스틴은 속이려는 의도가 내재되어 있는 허위만이 거짓말로 규정된다고 했다. 그러나 거짓말을 만들기 위해 거짓 증거하는 행위에 의도가 부가될 필요가 있다면 그러한 거짓 증거하는 행위는 거짓말로 되지 않을 것이고 거짓말 같은 여타의 행위도 본유적인 악이 아니게 된다.
마. 거짓말은 모든 확실성을 파괴하는가?—어거스틴은 거짓말은 모든 확실성을 파괴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러한 주장은 기껏해야 거짓말은 어떤 특정한 확실성 (즉 거짓말이 알려져 있는 증언에 기초를 둔 정보)만을 파괴한다는 사실을 입증할 뿐이다.
바. 허용과 위임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가?—목숨을 구하기 위해 거짓말을 해야 하는 도덕적 딜레마가 정말 존재하지 않는가?—진실을 이야기해야 하는 단 하나의 도덕 명령만 존재하고 나머지 책임은 목숨을 위협하는 사람에게 있는가?—무고한 생명을 구하기 위한 나에게 주어진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가?—실제적인 모순은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과 자비를 호소하는 것 사이에 있지 않을까? 다시 말하면 위임의 행위와 태만의 행위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태만의 죄는 위임의 죄만큼 죄로 되지 않는가?
사. 거짓말은 인간들을 지옥으로 보내는가?—그렇지 않다.
아. 하나님은 항상 도덕적인 딜레마로부터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인가?—첫째, 그것에 대한 성경의 약속이 없다. 고전 10:13은 단지 유혹에 대한 승리의 보장일 뿐이다. 둘째, 역사적으로도 그것을 뒷받침해 주지 않는다. 사실상 도덕적인 갈등은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신앙심에 의해 나타난다.
자. 아브라함의 은폐는 거짓말이�
